삼성전자의 "S&S"와 LG전자(금성사)의 "3H". 국내 대표적 전자업체인
두 회사가 올해초 멀티미디어 사업강화를 통한 "제2의 도약"을 선언하고
이를 뒷받침 하기 위한 신경영이념으로 "S&S"와 "3H"을 제시해 업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S&S"와 "3H"는 정보화시대로 향하는 전환점에 서있는 두 회사가
기업을 멀티미디어 지향적으로 변혁시키기 위해 내세운 "멀티혁명"의
새로운 이데올로기. 삼성전자의 "S&S"는 영문 Smart & Soft의 약자로
정보가 갖고있는 고도의 기능성(스마트)과 인간중심의 편리성(소프트)을
지향하겠다는뜻이다.

미래정보화사회는 지식집약적인 고도산업사회로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아래 <>가치목표 <>조직문화 <>사업방향 <>경영방식을 "S&S"로
집중하겠다는 것이 이 회사으의 생각이다.

김광호 삼성전자 부회장은 신년사에서 "인간적인 정을 가진 첨단
서비스업체로 탈바꿈해 멀티미디어시대에 맞는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
는 것이 삼성의 목표"라며 "앞으로 "S&S"를 신경영이념으로 강력히 실
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은 이를 위해 앞으로 전자 정보사업등 첨단정보사업과 지식
문화사업을 동시에 전개하기로 했다.

문화 예술분야를 적극 육성해 21세기 중반에는 회사 매출의 3분의
1가량을 소프트 사업으로 달성키로 했다.

조직과 경영인프라는 간소화시키고 유연한 형태로 변화시켜 종업원들이
지적이면서 창의적인 업무능력을 갖도록 한다는 생각이다.

LG전자의 신경영이념인 3H(Hi-Media,Hi-Livig,Hi-Culture)는 종합
멀티미디어업체를 목표로 하는 이 회사의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다.

이헌조 LG전자회장은 "3H는 첨단 멀티미디어기기(하이미디어)를
제공해 소비자 삶의 편리성을 증진(하이 리빙)시키고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는 사회를 고도화(하이컬쳐)시키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가 3H 이념을 달성하는 방법으로 도입한 경영운동은 과감한
도약을 의미하는 립프로그(Leapfrog).개구리의 날랜 뜀박질 처럼
기존의틀을 넘어서는 혁신적인 사고와 경영방식을 도입해 새로운
도약을 이루겠다는"의지"가 담겨 있다.

LG전자는 각 부서와 개인별로 달성 목표점을 만들도록 하면서 전사적인
립프로그 운동에 이미 들어갔다.

이를 위한 제도적인 개혁작업에도 착수했다.

근무시간선택제(플렉시블타임) 전면실시가 그 것이다.

와이셔츠바람으로 결제를 받도록 하는등 고정된 조직문화 타파에도
나서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두 회사의 이같은 경영이념은 기존의 캐치프레이즈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점에서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새롭게 내건 경영이념은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내세웠던 경영이념은 "기술보국(70년대)" "앞서가는
기술(70년대)" "세계가 인정하는 기술(85년)" "휴먼테크(88년)"등
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환경보호를 가미한 신휴먼테크를 등장시켰다.

LG전자도 "기술의 상징 금성(70년대)""신뢰의 상표 금성(80년대)"
"테크노피아(90년대)"가 주된 경영이념이자 캐치프레이즈였다.

말은 다르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소비자들에게 좋은 제품을 만드는 회사라는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S&S"와 "3H"는 사회의 흐름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공격성이 담겨있다.

사회의 멀티미디어화를 촉진하면서 이를 통해 고도성장을 이룩하겠다는
전략이란 얘기다.

LG가 최근 시작한 "하이미디어로 앞서 갑니다"의 광고도 "3H"에
근거한 이미지 제고작전중 하나다.

이같은 사례는 외국 기업에서 종종 찾아 볼 수 있다.

"C&C"를 내세운 일본 NEC사가 대표적인 예다.

"C&C"는 지난 77년 이 회사가 컴퓨터(computer)와 통신(communication)이
결합한다는 데착안해 제시한 미래지향적인 경영이념.이 회사는 컴퓨터와
통신이 합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C&C"의 기본설비와 부품인 <>PC
<>통신 <>반도체를3대 사업분야로 집중 육성해 성공을 거두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경영이념 정립은 멀티미디어를 지향하는
두 회사의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사회의 변화에 선도하며 새로운 시대를 개척하겠다는 변혁의 선언이기도
하다.

두 회사의 향후 행보가 비상한 주목을 받는 것은 한국판 "NEC사의
신화"가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인가 하는데 있다.

"시대를 이끄는 미래 창조의 기업"이 국내에서도 탄생할 지 모른다는
기대가 두 회사에 쏠리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