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억원이상을 맡기는 고객에겐 최고 연15%의 확정이자를 보장하겠다"

보람은행은 최근 이런 문구를 내세워 장사에 신바람을 내고 있다.

다름아닌 다음달 15일까지 한시적으로 팔고 있는 "프리미엄통장"의
장점을 자랑하는 말이다.

다른 은행들은 연11%안팎을 주고 있는 상호부금에 무려 4%포인트를
더 얹어 준다는 것이다.

"예금액이 적더라도 일반서민들에겐 은행중 가장 높은 금리를 준다"

평화은행직원들은 요즘 어디서나 이런 말을 한다.

근로자를 위한 은행답게 소액저축자들에게 은행권에선 가장 높은
금리를 주고 있다는 얘기다.

"거액예금자우대"와 "소액저축자우대". 금리파괴바람은 이제 은행간
차별화로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모든 고객들에게 예금금리를 더 주거나 대출금리를 깎아주는게
아니라 은행의 특성에 걸맞는 고객들에게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는
것이다.

거액예금자를 대상으로한 금리파괴를 실시하고 있는 대표적 은행은
보람은행.

이 은행은 지난달 15일 내놓은 프리미엄통장을 앞세워 금리파괴를
선도하고 나섰다.

이 통장은 예금액이 많을수록 금리를 더 준다는 점이 특징이다.

예컨대 <>5백만원까지는 연11.0% <>1천만원까지는 연12.0% <>5천만원
까지는 연13.0% <>1억원까지는 연14.0% <>3억원까지는 연14.5% <>3억원
초과는 연15%의 확정금리를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거액을 예금하려는 사람들은 이 통장에 가입하는 것이 투금사등
제2금융기관에 돈을 맡기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

뿐만 아니다.

보람은행이 지난달 23일부터 발행하고 있는 "VIP포토멤버스카드"도
거액예금자를 위한 상품이다.

판.검사와 의사등 고소득층에게는 별도의 카드를 발급,즉석에서 1천만원
까지의 대출한도를 준다는게 이 카드의 특징이다.

이런 고액예금자위주 상품개발에대해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비판이
없는건 아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보람은행이 이런 상품을 잇달아 내놓은 것은 금리파괴
바람을 앞세워 고액예금자를 위한 은행이라는 이미지를 굳히겠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소액저축자를 위해서 금리파괴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은행은 평화은행과
국민은행.평화은행은 지난해12월 제3단계금리자유화가 실시되자
가계우대정기적금 상호부금등의 금리를 다른 은행보다 0.5-1.0%포인트
높게 책정했다.

비록 취급비용이 많이 들어가더라도 은행의 특성을 충분히 살리겠다는
의도에서다.

국민은행의 경우엔 대출금리파괴가 돋보인다.

지난93년 제2단계 금리자유화실시로 대출금리가 자유화되자 국민은행은
가계대출금리를 다른 은행보다 0.5%포인트 낮게 정했다.

현재도 연11.5%로 연12.0-12.75%에 달하는 다른 은행에 비해 0.5-1.25%
가량 싸다.

다른 은행들도 대부분 여.수신금리파괴에 동참하고 있는건 마찬가지다.

단지 보람은행등처럼 공개적으로 특정 계층을 목표로 내세우고 있지만
않을 뿐이다.

양도성예금증서(CD)와 개발신탁의 경우 매입자와 매입시기에 따라 금리가
연11.0-연16.0%까지 천차만별이다.

이른바 "네고금리"가 적용되는 탓이다.

대출금리도 파괴현상이 나타나기는 마찬가지다.

우선 은행에따라 연8.5-9.5%로 차등화돼있는 일반대출우대금리
(프라임레이트)가 그렇다.

또 거래실적에 따라 대출금리를 깎아주는 "가계대출차등금리제도"도
같은 맥락이다.

이런 금리파괴바람은 결국 은행간 차별화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는게
틀림없다.

이렇게 되면 특정 대상을 우대하는 전문화은행이 속출할 것이라는게
금융계의 중론이다.

전문화은행이 아닌 일반은행을 지향하는 은행일지라도 어떤 식으로든
금리파괴바람에 동참하지 않으면 도태되고 말것이라는데 이론이 없는건
물론이다.

(한국경제신문 1995년 1월 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