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확장세가 경공업에도 확산되는가.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과 한국은행이 같은날 발표한
"10월 국제수지동향"자료는 일단이같은 기대를 해봄직하게 한다.

10월중 경공업생산증가율 7.3%. 같은 기간 전체 산업생산증가율 15%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지만 그간 1-3%의 밑바닥성장세에서 탈출하는 듯한
징후로 받아들여질만하다.

경공업생산증가율이 지난 1월에 7.4%,지난8월에 6.9%로 다소나마 높았던
적은 있었다.

그러나 1월은 설수요,8월은 추석맞이수요등 계절적 요인이 작용했다.

이에 비해 10월은 상대적으로외생적인 요인이 적었다.

10월의 경공업생산증가율7.3%를 놓고 중화학위주의경기확장세가 경공업
에도 파급되지 않느냐는 기대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도이때문이다.

10월의 경공업생산증가율은 수출및 소비의 동시증가에서 비롯되고
있다. 10월의 경공업제품수출증가율은 17.8%에 달했다.

내수용내구소비재출하증가율이17.1%로 치솟은 것도 경공업생산증가의
원동력이었다.

통계청의 백종식산업통계2과장은 "10월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경기확장세
가 앞으로도 지속되고 경공업도 나아지고 있음을 알수있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양지와 음지로 뚜렷하게 대별돼온 중화학과 경공업사이의
경기양극화가 다소나마 해소되고있다고 평가하고있다.

그러나 경공업이 계속해서 경기의 양지에 설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는
견해도 많다.

우선 10월의 경공업생산증가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작년 10월의 상대적인
저조에 따른 반등의 일면이 있다고 할수있다.

작년 10월에는 전월말 추석연휴가 이어져 생산일수가 적었다.

그로인해 이달 생산증가율이 높아졌다고 할수있다.

수출증가율이 10월에 17.8%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도 수출금액면
에서 보면 증가율상승의 의미가 별로 없다.

10월의 경공업수출은 통관기준 21억8천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3억3천만
달러밖에 늘지않았다.

10월의 전체수출규모 88억9천만달러에 비하면 조족지혈인 셈이다.

이때문에 한국은행관계자는 "경공업수출이 계속해서 호조를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경공업회복세가 계속 될지 현재로선 장담할수 없다는 얘기도 된다.

더군다나 경공업은 회복세속에서도 부도가 줄을잇고 있고 경공업안에서
조차 여전히 짙은 어둠속에서 헤매는 업종이 적지않다.

올들어 9월까지 월평균 부도업체수는 8백64개로 작년한햇동안의 월평균
부도업체(7백92개)보다 9.1% 늘었고 같은기간중 부도율도 0.16%로 작년
수준(0.13%)를 훨씬 웃돌고 있다.

부도업체의 상당수는 경공업체들이다.

경공업안에서는 연말를 앞두고 달력및 수첩수요확대에 따라 종이제품
인쇄출판업이 회복되고 있으나 가죽 신발류는 여전히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지난 10월 가죽및 신발류생산은 11.2% 감소했다.

이중 신발류의 수출은 19% 감소하기도 했다.

경공업안에서 회복세가 고루 확산되지않음에 따라 또다른양극화현상을
빚고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4년 11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