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박재윤장관의 업무스타일이 까다로울 것으로 우려했던 재무부직원들은
박장관이 그동안의 업무보고와 국정감사 과정에서 의외로 "편안한"자세를
보여 안도하는 분위기.

특히 21일 처음으로 소집한 국장회의에서는 앞으로 조직의 논리를 우선
하겠다고 까지 말해 신선한 충격을 주기도.

이날 국장회의에서 박장관은 "경제부처중 국장급이상의 간부진용이 가장
우수한 재무부에서 좋은 시기에 전공을 살려 일을 하게돼 개인적으로
영광"이라며 "과거 대학교수와 참모시절에는 개인적인 아이디어를
내세운 적도 있었으나 이제는 장관으로써 조직을 중심으로 일을
추진하겠다"고 말해 달라진 면목을 강조.

박장관은 자신의 빠른 출근과 늦은 퇴근때문에 직원들이 불편해 할것을
의식,"내 출퇴근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각자 편의대로 출퇴근을 해야
장관도 마음 편하게 일을 할수가 있다"며 "서류를 들추다가 혹시 출근
전에 찾는 일이 있기는 하겠지만 이것은 출근한 뒤에 오라는 뜻"이라고
명쾌하게 정리를 해주기도.

그는 요즘 결재가 밀리고 있는 점을 알고 있다며 "당분간은 직접 보고를
받고 결재를 하겠으나 각자가 판단해 급한일일 경우엔 서면결재를 요구
해도 좋다"고 설명.

이날 뿐 아니라 취임초부터 이어진 업무보고 때도 알만한 사항은 대부분
수월하게 넘어가 "예상밖"이라는 평이 나돌기도 했었다.

재무부직원들은 박장관의 이같은 언행을 두고 "사실 박장관이 개성이
강한학자출신인데다 경제수석 때 보인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걱정하던
직원이 적지 않았다"며 "취임초기엔 달라진 모습을 보이다가도 본래의
체질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은데,박장관은 계속 지금의 자세를 견지했으면
좋겠다"고 기대.

<정만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