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이 다시 뛰기시작했다.

김회장은 창립42주년을 맞아 10일 열린 대덕단지내 그룹종합연구소
준공식에 참석, "제3의 개혁"을 선언했다.

대대적인 체질개선으로 그룹을 다시 한번 도약시키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제 자신이 그룹의 개혁을 위해 전면에 나서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셈이다.

김회장은 이 자리에서 "개혁을 직접 주도하고 그 결과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의식혁명 인사및 제도의 개혁 사업구조의 개혁과 실질적 국제화 기업문화의
개혁등 4가지 개혁방향도 내놓았다.

인사 제도개혁을 실현하기 위해 발탁인사제를 도입, 40대사장을 탄생
시키겠다고 언급했다.

명예퇴직제를 도입하고 모범임직원 자녀를 우선 채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업구조개혁을 위해 26개 계열사를 업종별로 재편, 매출 1조원이상의
소그룹으로 재편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분명히 했다.

이같은 구도에 따라 그룹은 이미 (주)한화 골든벨상사 동양전자통신의
합병작업을 진행중이다.

화학.에너지 유통.레저 금융 기계분야도 조만간 통합의 기본틀을 내놓을
계획이다.

그룹의 장기발전을 위해 정보통신등 첨단기술분야를 주력업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10년안에 재계판도변혁의 주역이 되기 위해서는 이같은 업종선택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실질적 국제화를 겨냥, "한화그룹식" 국제화 방안도 제시했다.

해외기업인수를 기본전략으로 내세웠다.

중화학중심의 업종구조를 다각화 고도화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지적했다.

추진의 주체는 회장이라고 분명히 했다.

자신이 직접 챙기면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정책을 결정하겠다
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의식혁명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21세기를 대표하는 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 "제3의 개혁"을 혁명적 차원
으로 승화시키자고 강조했다.

현실안주 무사안일등 고질병을 치유하지 않고는 생존조차 자신할수 없다며
개혁을 "생존의 논리"로 수용해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기업문화의 개혁도 "발등의 불"로 강조했다.

문화적인 공동체를 조성하고 창의적 도전적인 기업풍토를 만들어야 할때
라고 역설했다.

김회장의 이같은 개혁을 실천하기 위한 첫 작업으로 한화그룹은 이날
새로운 CI(기업이미지통일)를 내놓았다.

심볼마크는 우주를 상징하는 주황색 타원위에 그룹이니셜(HW)을 역동적으로
각인한 것으로 국제적 초우량기업으로의 도전의지를 담고 있다.

현재와 미래의 장을 연결하는 그룹의 다이나미즘도 담겨져 있다.

로고는 HANWHA로 확정됐다.

8개계열사의 이름도 "한화"로 통일했다.

주력기업인 한양화학은 한화종합화학으로, 한국종합기계는 한화기계로
각각 바뀌었다.

한양소재 유니온포리마 한양바스프우레탄 한국정밀 한국자동차부품등은
앞부분이 한화로 변경됐다.

폴사인 변경에 따른 경비부담으로 막판까지 교체여부가 불투명했던 경인
에너지도 결국 한화에너지로 바뀌었다.

그룹이 대외적인 이미지제고를 바탕으로 김회장의 개혁작업을 이미 지원
하고 나선 것이다.

김회장이 창립42주년을 계기로 그동안의 우여곡절을 털어내고 경영일선에
복귀하자마자 내놓은 개혁선언을 어떻게 실천해 갈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 김경식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4년 10월 1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