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의 기습적인 직장폐쇄 해제로 17일 재개된 임담협에서 노사양측
모두가 이번 협상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적극적으로 나섬에 따라 타결
가능성을 밝게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가 소위 현안문제라 일컫는 해고자복직 무노동무임금철회 등
지난달 23.24일 시한부 협상 끝머리에 거론한 전철을 이번에도 재현할
가능성이 높아 타율에 의한 사태해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현지 분위기다.

협상장 안팎의 여건이 우선 타결쪽으로 기울고 있다.

김정국사장과 이갑용노조위원장은 이날 오전 협상전에 만나 심도있는
협상을 위해 실무협상하자는 데 합의해 교섭위원들은 본격적인 임단협안
정리에 들어갔다.

사측은 가능한한 주내에 협상을 마무리해 다음주부터는 조업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노조도 16일 쟁대위회의를 열고 "협상이 막판에 이르렀다" 17.18일 이틀을
협상시한으로 정하고 이기간내 타결한다는 배수진을 치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

노조의 이같은 태도는 전에없는 일이어서 실무자들을 의아케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회사는 그러나 근본적으로 근로자들의 자발적 참여만이 유일한 해결책
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파업반대 정상조업 근로자가 속출하면 노조 집행부가 큰 부담을 느껴 협상
장에서 강한 어조를 내세울 명분이 없다는 것.

이날도 현장감독자인 직반장 기원들로 구성된 직무연합회가 정상조업에
들어가지 않을 경우 노조탈퇴도 불사하겠다는등 현장분위기가 회사측
의도로 점점 기울고 있다.

회사는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노조에 타결압박을 가해 가능한 빠른 시일내
사태를 마무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직장폐쇄 해제라는 복선이 제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회사는 노조를 한쪽으로 몰아세울 경우 더 거세게 반발하는 점을
감안, 당근과 채찍을 동시에 사용하는 방안을 준비중이다.

집행부의 아킬레스건이라는 고소고발취하 문제를 유연성 있게 사용
하겠다는 것이다.

노조도 회사의 이같은 의도를 간파하고 있다. 대다수 조합원의 정서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조는 무노동무임금 해고자복직이라는 문제로 스스로 함정에 빠져
파국으로 몰고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노조가 두달간의 투쟁끝에 임단협만 합의를 보고 소위 현안문제에 대해
사측의 양보안을 얻어내지 못할 경우 조합원들의 비난과 질책을 감당할
수없기 때문이다.

결국 협상 막판에 "조합의 명분"이냐 "조합원의 실리"냐를 놓고 노조는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이며 어떤식으로 현명한 판단을 내리는냐가
관건으로 보인다.

노사양측이 자율타결 할 수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아쉬운 때다.

[울산=김문권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