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30일 우리아빠 생일인데 별약속이 없으면 우리집에서 저녁이나
드시죠"

김영환 기획부장은 무배당암보험에 가입한 이영숙씨에게 생각치도 않은
저녁초대를 얼떨결에 응하면서 야릇한 느낌을 떨칠수 없었다.

그리곤 지난5월 마지막 토요일 고객방문제도가 실시되면서 집근처인
인천시 만수동 주공아파트에 사는 이씨를 찾아갔던 일이 떠올랐다.

초인종을 누르고 국제생명에서 왔다고 밝히자 아파트문을 빼꼼히 열고는
찾아온 용건을 묻던 장면이 생각났던 것이다.

마치 또다른 보험에 들라고 하지 않을까 "경계의 눈초리"가 클로즈업돼
다가오는 느낌이었다.

기가 죽어 되돌아온 그는 일요일 낮 다시 그집을 찾았으나 어제의 태도와
달라진 것은 없었다.

현관문앞에서지만 판촉물을 건네주고 회사에 대한 애로사항이나 불만을
들어보기 위해 왔다는 용건을 전달했다는 것이 발전이라면 발전이었다.

그런 과정이 되풀이 되길 3주만에 김부장은 이씨집에 정식으로 들어가
남편 정씨와 맥주도 한잔 나누게 됐고 이젠 생일초대까지 받을정도의
친숙한 이웃이 되었다.

한번 고객을 영원한 고객으로 만들자는 취지아래 국제생명의 본사직원
2백50여명이 각자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계약자 25명씩을 맡아 퇴근후
가정을 방문, 보험정보를 전해주고 불만사항이나 원하는 서비스를 청취해
경영에 반영하는 제도가 실시된 이후 등장한 새로운 보험사 풍속도의
하나다.

"내근직원 계약자 밀착관리운동"이라 이름부쳐진 이제도는 출범5년째인
이회사에 몇가지 면에서 보험영업의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주면서 대고객
애프터서비스체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무엇보다 영업일선을 뛰는 설계사가 얼마나 힘든 일을 하고 있는가를
직원들이 몸소 체험하고 있다는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자평하고 있다.
(이명근이사)

보험사에서 직원과 설계사간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설계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는 해도 실제 영업지원은 영업국장이나
소장의 몫으로 돌리는 경향이 적지 않다.

그러나 직원들이 고객의 문을 드나드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체험하면서
설계사 지원업무가 전사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개인연금 시판이후 직원들이 사내 캠페인에 활용할수 있는 각자의 연고를
모두 취합해 수도권지역에만 6천여명의 인명록을 작성, 영업부서에 전달한
것도 이같은 사내 분위기를 반영한다고 할수 있다.

고객과의 대화채널이 구축되면서 새로운 서비스가 속속 개발되고 있다.

전화로 대출을 요청할수 있는 시스템이 도입됐고 주부나 자영업자등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어려운 이들을 위한 국민카드와 업무협정을 체결,
국제-국민카드라는 제휴카드를 선보였다.

7월부터 시작한 계약자와 직계존비속에 대한 결혼 이사 장례관련 종합
서비스도 내근직원이 고객과의 만남에서 주고받은 대화에서 힌트를 얻는
것이다.

이를위해 국제생명은 장의대행업체인 "임종의 전화"와 예물구입에서 신혼
여행에약에 이르는 혼수용품일체를 전문취급하는 "그린그린"과 업무제휴를
맺고 게약자에게 할인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

또 본사소재지인 인천과 수도권지역의 특성상 고객의 이사빈도가 높다는
점에 착안, 이사짐전문업체인 트랜스 팩사와 손잡고 이사대행서비스도 제공
하고 있다.

"고객과 대화를 나누다보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느낄
수 있는 점을 하나하나 파악할수 있다"는 홍범식계약보전부 차장은 앞으로
책구입시 할인혜택을 받을수 있거나 중고차매매등 자동차관리서비스등을
추가 도입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제도가 가동되면서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제때 제공할수 시스템을
만들수 있는 기반을 구축할수 있게 됐다는게 자체평가이다.

내근직원의 고객밀착관리운동의 효과가 아직 눈에 띠게 나타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매주 부서장회의에서 각부서별로 추진실적과 앞으로의 계획이 발표되고
있으나 부장에서 사원급까지 자신이 맡은 고객을 "친숙한 이웃"으로
만들지는 못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시행 3개월째로 이제도가 생보사의 경영지표로 가장 중요한 계약유지율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알수 없다.

유성근사장은 이에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보험영업의 키포인트는 회사와 계약자 상호간의 믿음"이라는 유사장은
"서로 만나 부닥치고 얘기하면 상호신뢰는 쌓이는 법"이라고 말한다.

출범5년째인 국제생명이 신설사로서의 순발력을 최대한 이용해 많지 않은
고객이라도 확실하게 우리고객으로 만들자는 고객밀착관리운동.

이운동은 내근직원과 설계사간의 벽을 허물고 부서간 협조를 유도하면서
고객에게 실질 도움을 주는 서비스체제를 만드는 "3위1체"형 선진경영혁신을
만들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