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계를 변화시킬 핵심기술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가상현실(Virtual
Reality)의 다양한 모습이 일반인들에게 공개돼 큰 관심을 끌고있다.

한국종합전시장(KOEX)에서 열리고 있는 제13회 국제컴퓨터 소프트웨어
통신기기전시회(KIECO)를 찾은 관람객들은 국내 전시회사상 처음으로 마련된
가상현실관에서 첨단 컴퓨터 기술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세계를 몸소 느끼며
신기해하는 모습이었다.

KIECO에서는 그동안 연구실에만 머물러 있던 가상현실의 세계를 넓은
광장으로 이끌어내고 3차원 TV와 가정입체영화 시스템등을 통해 변화되고
있는 안방극장의 모습을 선보였으며 의학 건축 군사 레저등 각종분야에서
적용되고 있는 가상현실기술을 소개했다.

수술 해부 실습기등 각종 의료 훈련 시뮬레이터와 자동차 로보트
시뮬레이터등이 활용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광고 건축설계분야에서 활용
되고 있는 입체 애니매이션과 랜더링기술은 환상적인 인공세계의 아름다움을
듬뿍 전달했다.

관람객들은 가상현실을 느끼기 위해 필요한 입체안경헬멧(HMD)과 데이타
장갑을 끼고 눈앞에 펼쳐지는 세계에 깜짝 깜짝 놀라면서도 즐거워 했다.

또 관련업계 종사자들은 가상현실 개발도구와 멀티미디어 타이틀 저작도구
소프트웨어등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

가상현실은 멀티미디어 산업의 최종 결정체로 인식되고 있으며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엄청난 파급효과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되며 오는 2005년까지
가상현실 관련 시장규모는 전세계적으로 약 2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
된다.

이미 닌텐도 세가등 국제적인 게임기 제조업체들은 가상현실게임기를
주력으로 내세워 세계 시장을 선점하려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보잉사는 비행기 설계단계에서부터 가상현실 기법을 적용하는등 산업 전반에
걸쳐 가상 현실이 퍼져 나가고 있다.

가상현실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느낌과 움직임을 정확하게 감지하는
센서와 3차원 화면표시장치 그리고 이들을 통제하는 컴퓨터 제어기술등이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또 컴퓨터 운용기술이외에 인간에 대한 철저한 연구가 뒤따라야 하며
인간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환경에 대해서도 연구가 이뤄져야 하는 것이
필수이다.

미국 영국 일본등에서는 일찌기 가상현실이 만들어낼 현실 세계의 변화를
예측하고 기업 연구소 정부등에서 다양한 연구활동을 벌여왔다.

미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85년 공군의 전투조종사 훈련을 위한 "파일럿
시뮬레이터"을 개발한 것을 시초로 항공우주및 군사목적뿐만 아니라 산업
교육 문화예술 의학 영화 오락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급격히 실용화되고
있다.

외과수술훈련시스템은 물론 모의전투훈련시스템 인공스키장 가상현실
골프장등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으며 영화등은 가상현실의 전도사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 92년경부터 가상현실기법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돼 한국과학기술원 시스템공학연구소 삼성종합기술원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이테크미디어사의 하워드 곽사장은 "가상현실은 멀티미디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자칫 과학기술에서 소외되기 쉬운 인간을 중요시하는 휴머니즘
의 회복으로 평가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인간에 대한 정확한 이해없이는 가상현실의 세계를 만들어낼 수 없으며
가상현실은 인간을 방관자에서 참여자로, 수용자에서 창조자로 변화시킨다
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기계와 인간과의 따뜻한 교감이 전제되었을 때만 가상현실은
진정 인간을 위한 새로운 세계로 탄생할 수 있을 것이며 미래 세계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이번 KIECO를 통해 가상현실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가 깊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김승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