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채용방식을 통해 능력위주로 최고경영자를 뽑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내부승진에 의한 기존의 전문경영인발탁방식에 지각변동이 일고있다.

지금까지의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는 오너와의 특수관계없이 내부승진에
의해 "정상"에 오르는게 관례였으나 사장공개채용제도를 도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경영능력"도 상품화되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거평그룹은 19일 사장공채를 통해 27년간 삼성그룹에서 일해온 양수제
전삼성전자부사장을 대한중석사장으로 임명했다. 공기업이었던 대한중석의
경영혁신을 위해서는 국내최고수준의 민간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경영인
이 적임이라고 판단, 이같이 결정했다.

거평그룹은 침체에 빠진 대한중석에 활기를 불어넣고 초일류기업으로
발전시킬수 있는 "경영능력"만을 기준으로 사장응시자 1백42명을 평가했다고
밝히고 있다. 대한중석 사장공채에는 재계출신 1백17명, 국영기업체출신
7명, 금융계 5명, 장성및 언론계 각각 3명, 전직차관급및 학계 각각 2명등
응시, 치열한 경쟁을 보였다.

이에앞서 한일스텐레스는 지난11일 사장공채를 통해 하나로부엌 대표이사
사장에 신동 전국제상사상무를 선임했다. 동신제약은 9일 박익규전동일제강
사장을 대표이사사장으로 선발했다.

이달들어서만도 사장공채를 통해 3명의 최고경영자가 탄생한 셈이다.

파스퇴르유업(박상규사장)과 대웅제약(서치영사장)은 이미 사장공채로
최고경영자를 뽑았으며 요진산업 연합인슈등이 사장등 임원공채를 추진중
이다.

국내기업들 사이에 이처럼 사장공채제도가 확산되는 것은 국제화.개방화
시대를 맞아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문경영인이 필요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수인력이 모자란 중견기업들이
경영능력이 뛰어난 전문경영인을 확보하기 위해 사장공채제도를 적극
도입하고 있다.

대한중석 대웅제약 동신제약등 사장공채를 실시한 기업들은 모두 국제화
시대에 대처할수 있는 경영능력과 경영혁신추진력을 선발기준으로
삼았다고 밝히고 있다.

사장공채제도의 도입으로 경영실적평가가 성과위주로 이루어지는등 기존의
경영방식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능력"에 따라 사장에
선임되고 "경영성과"에 의해 평가받는 미국식 기업경영이 국내에서도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는 경영능력과 함께 오너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 최고경영자로 올라갈수 있었으나 이제는 경영
능력만으로 평가받는 "진정한 의미"의 전문경영인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양수제 대한중석신임사장은 19일 취임인터뷰를 통해 "국내기업에서 경영
능력만으로 최고경영자가 되는것은 지금까지 불가능했다"며 "과감한 투자와
경영혁신으로 대한중석을 일류회사로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또 "기존
사원들이 사장공채에 대해 반발할수도 있으나 사원의견을 적극 수렴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감원등은 절대 없을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장공채제도가 기업경영에 새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인지 아니면 기존
사원들의 벽에 부딪쳐 좌초될 것인지에 따라 이제도의 확산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