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재단의 자금을 변칙적으로 해외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시티
은행 국내지점에 대한 은행감독원의 정기검사가 23일 시작돼 귀추가 주목
된다.

은감원의 검사를 받게된 시티은행 국내지점은 서울에 있는 4개점포. 검사
기간은 이날부터 다음달7일까지 영업일수 기준 13일간이다.

투입인력은 모두 15명.

당초 시티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는 2.4분기(4-6월)로 잡혀있었다. 은감원은
그러나 변칙적인 자금유출설이 나돌아 당초 일정보다 앞당겨 검사를 실시한
것이다.

은감원은 그동안 시티은행에 대한 내사(사전조사)를 별여왔다. 자금의
변칙적인 해외유출설의 진위를 알아보기위해 관계자들의 얘기를 듣고 관련
서류 등을 검토해왔었다. 이번에 정기검사를 앞당겨 실시한 것은 이같은
내사과정에서 변칙자금유출에 대한 물증을 확보한 때문만은 아니다.

은감원관계자는 "현재로선 위법여부을 속단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어
뭔가 단서를 잡은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은감원의 정기검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혹을 받고 있는 곳은 시티은행 서울지점. 이곳에선 지난 91년6월 홍콩
서재 카딜로다사와 7년짜리 이자율스와프거래를 했고 동시에 이를 헤지
(위험회피)하기위해 시티은행홍콩지점과 같은 형태의 스와프거래를 2년
짜리로 했다. 같은 시기에 A재단에서 1백억원어치의 예금을 당시 금리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연1-6%로 예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과정에서 A종교재단
이 자금을 해외로 빼돌렸다는 게 금융계에서 일고 있는 의혹이다.
(본지 12일자 4면참조).

빼돌린자금은 대략 1백70억달러가량.

물론 이는 추측에 불과하다.

이자율스와프거래는 원래거래와 그거래에 수반되는 위험을 피하기위한
부수거래의 기간등이 일치하는게 보통이다.

시티은행의 경우 이게 일치하지 않았다는점과 그과정에서 거래상대방인
종교재단이 낮은 금리로 예금한것(추정)간에 뭔가 상관관계가 있을 것
이라는게 의혹의 촛점이다.

은감원이 이번 정기검사에 주로 검사할 분야는 크게 네가지다. 불건전
금융관행 여부, 제법규 준수여부 및 통화신용 감독정책 이행상황, 자금
조달 및 운용의 적정성, 기타 은행업무 전반이다.

은감원은 이같은 네가지분야에 눈동자를 맞춰 검사를 하면서 과연 시티
은행이 항간의 소문처럼 변칙적으로 돈을 해외로 빼돌렸는지를 조사할
예정이다.

시티은행측은 그간 자금유출 의혹에 대해 명확한 해명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자율스와프거래의 기본 속성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자금
유출을 거론하고 있다며 자금유출설을 퍼뜨리는 측에 법적대응하겠다고
밝혔었다.

시티은행관계자는 "고개의 비밀보호 차원에서 거래전모를 밝히기는
어렵지만 하자는 없다"고 주장했다.

국내 금융계관계자도 "이자율스와프거래는 첨단거래기법이어서 제3자가
그 거래의 적법성을 쉽게 따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은감원이 변칙여부를 가려내는데는 적지 않은 걸림돌에 부닥칠 것임을
예상할수 있다.

<김병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