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월 24일로 임기가 끝나는 한국원양어업협회 회장이 누가될 것
인지에 대해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제15대회장 선거(2월24일 예정)는 잇따른 해외 어장상실과 자국
어족자원의 보호로 원양어업이 위기에 처한 시점에서 치러지는데다
그동안 업계를 대표해온창업자들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2세대들이 향후
협회를 이끌 주역으로 등장하는 세대교체의 성격을 띠고 있어 더욱
관심이 되고있다. 아직까지는 차기회장 선거에 나오겠다고 뜻을 밝힌
사람은 없다.

그러나 원양업계의 대부로 통하는 김재철동원산업회장이 민선협회
회장을 엮임한 이후 현 박준형회장(신라교역 대표)으로 이어지면서
협회가 풀어야할 현안들이 날로 늘어나고있어 능력있는 사람의 등장이
화급상황이다.

협회 회장단은 이같은 문제를 헤쳐나가기 위해 협회회장을 "오너의
비상근제로 할것이냐"와 "비오너의 상근제로 할것이냐"를 놓고 고심
했으나 "아직은 비오너가 협회를 이끌기에는 시기상조"라는 결론을
내리고 오너체제의 구축에적극 나서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따라 원양업체의 석박척수가 최소한 10척 이상이 되고 업계의
신임을 얻고 있는 현 박회장과 창업 2세대인 왕기용동원수산사장,
임우근한성기업사장, 주진우사조산업사장, 오치남대림수산부사장 등
5명이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차기회장감으로 거론되고있다.

이들중 현 박회장은 지난 92년 2월 취임한 이후 협회 일을 헌신적으로
했다는 업계의 평가에도 불구, 회사의 주사업인 명태잡이가 시원치않아
연임을 본인이 완강하게 고사하고 있다. 금진호 전상공부장관과 사돈
사이인 박회장은 최근 사석에서 "협회 일을 하다가 본업에 소홀히
했다"며 협회 회장을 더 이상 맡지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는 것이다.

동원수산의 왕사장은 창업 2세대들 중 연령이 많은 편에 속하는 54세
인데다 경복고와 서울대 지리학과를 졸업했고 김덕용씨 등 정재계에
아는 사람이 많다는게 그의 장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동원수산이
상장회사가 아니고 참치횟감과 오징어 등 취급하는 어종이 단순하다는
것이 취약점.

한성기업의 임사장은 경남고를 졸업하고 연세대에 진학했으나 부친의
가업을 잇기위해 경남대로 대학을 옮길 정도로 수산에 애착을 갖고있는
수산맨이다. 굳이 약점을 찾자면 CATV등 신규 사업에 투자를 늘리는데
비해 선박척수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사조산업의 주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 박사과정을 이수한 수산업계에서 보기 드문 실력파이나
본인이 한사코 "협회를 맡을만한 경륜이 안된다"며 사양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선박이 가장많은 대형회사(56척)를 경영하는 주사장이
맡을때가 됐다고 말한다.
대림수산의 오부사장은 어렸을적부터 원양어업의 해외기지에서 페인트
칠부터 익힐 정도로 수산분양에서 잔뼈가 자란 사람. 서울대 공대를
졸업한 오부사장은 변영로씨의 사위인 김명년씨를 사장으로 영입, 업종
다각화 등에 나서 업계의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으나 본인이 사양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이들 회장 물망에 오른 5명은 한결같이 "누가 되든 성심성의껏 돕겠다"
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앞으로 제15대 원양어업협회의 회장선거일까지는 꼭 30일이 남았다.
자천타천으로 거명된 사람들이 자신의 본뜻을 드러내지않은채 모두
"양보"하고 있어서 1백50여개 원양업체를 이끌 후임회장의 선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영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