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건설 주력인 재계 38위 그룹…우오현 회장 "자체자금 활용"

SM그룹이 기업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 등에 따르면 SM그룹은 이날 쌍용차 매각 주관사인 EY한영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이날은 쌍용차 새 주인 찾기 작업의 첫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LOI 접수 마지막 날이다.

건설기업 삼라를 모태로 한 SM그룹은 대한해운과 삼선로직스(대한상선), 한진해운 미주노선(SM상선) 인수를 통해 해운으로 영역을 넓혀 재계 38위까지 성장했다.

특히 인수합병(M&A)의 달인으로 불리는 우오현 회장의 지휘 아래 건전지 제조업체 벡셀, 화학업체 조양, 유리·건설자재업체 경남모직, 화학섬유업체 티케이케미칼 등을 사들이며 몸집을 키웠다.

SM그룹은 쌍용차 인수 후 그룹의 자동차 부품 계열사 남선알미늄 등과의 시너지를 키워 전기자동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최근 자동차 부품 회사인 화진을 인수한 것도 이런 계획의 일환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SM그룹은 쌍용차가 매물로 나왔던 2010년에도 인수에 관심을 보인 바 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인수 자금 조달 방안이 알려지지 않았는데 일각에서는 향후 SM상선의 기업공개(IPO) 등을 통해 자금을 마련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증권업계는 최근 해운운임 급등 등에 힘입어 SM상선의 기업가치가 3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우오현 회장은 이와 관련 "인수에 필요한 자금을 무리하게 외부에서 차입하기보다는 자체 보유자금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라면서 "국내에서 가장 사랑받는 마니아 층을 형성할 수 있도록 새로운 사업 모델을 구상해 정상화시기를 앞당길 해법을 고심하겠다"고 말했다.
SM그룹, 쌍용차 인수전 뛰어든다…전기차 시장 진출 목표(종합)
SM그룹이 참전하면서 쌍용차 매각이 새로운 판도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

쌍용차가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회생계획 인가 전 M&A를 진행 중인 가운데 SM그룹과 카디널 원 모터스, 에디슨모터스, 케이팝모터스, 사모펀드 계열사 박석전앤컴퍼니 등이 이날 인수의향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 인수전은 당초 카디널 원 모터스와 에디슨모터스의 '2파전'이 유력했으나 SM그룹의 가세로 '3파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Y한영은 LOI 접수 후 오는 9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올해 내 계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뜨뜻미지근할 뻔했던 쌍용차 인수전이 SM그룹 참여로 열기가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