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쌓아온 명성이 가장 큰 경쟁력
-2016년 6세대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4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최근 신차 출시로 준대형 경쟁 치열하지만 그랜저 헤리티지에 견줄 수 없어

최근 신차의 등장으로 국산 준대형 세단 경쟁이 후끈 달아올랐다. 그러다보니 시장의 터줏대감격인 현대차 그랜저의 이름이 수시로 오르락내린다. 일각에선 '그랜저의 위기다', '그랜저의 입지가 흔들린다'는 등 경쟁심리를 조성하려는 기사가 쏟아진다. 그랜저의 독보적 존재감을 견제하려는 시도가 거세다.

다만 업계 전문가들은 이런 분위기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그간 숱하게 많은 경쟁 차종의 등장 속에서도 흔들림없이 버텨온 역사 덕분이다. 이를 바탕으로 그랜저가 쌓아온 35년의 헤리티지는 어떤 차종과도 견줄 수 없는 경쟁력이라고 판단했다. 실제 그랜저를 구매하는 많은 소비자들이 단순히 '그랜저'라는 명성 때문에 선택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저'가 하나의 브랜드이자, 아이콘이자, 기준점이 된 셈이다.
[하이빔]흔들림 없는 그랜저의 35년

그랜저는 거의 모든 세대의 추억속에 자리잡고 있다. 1986년 등장한 1세대 그랜저는 국산 최고급 승용차로 부의 상징이었다. 당시 성공한 사람은 누구나 그랜저를 타고 싶어했다. 동경과 선망의 대상이었던 그랜저는 '각 그랜저'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흐릿하지만 지금까지도 그리운 추억 속에 남아 '그때 그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아이콘이다.

이후 그랜저는 다이너스티와 에쿠스, 제네시스, 아슬란 등에 최고급차의 지위를 찬찬히 넘겨줬다. 그랜저라는 이름 하에 현대차의 고급차 역사가 존재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국내 소비자에게 그랜저는 여전히 고급 세단으로 인식되고 있다.

-6세대에 걸맞은 완성도와 35년 동안 쌓은 독보적 브랜드 파워가 인기 요인
-지난 한 해만 약 15만대 판매… 1세대 출시 후 국내 200만대 판매 돌파

단지 1세대 모델과 대비해 달라진 점이 있다면 6세대 모델 출시 후 두 차례 선보인 바 있는 '성공에 관하여' 광고에서 볼 수 있듯이, 보다 젊고 세련된 이미지와 더불어 현 시대에 걸맞은 새롭고 의미 있는 성공을 이뤄가는 긍정적인 유저 이미지까지 형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하이빔]흔들림 없는 그랜저의 35년

실제 그랜저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사랑받고 있다. 35년간 6세대를 거쳐 국내 시장에서만 200만대 이상이 판매됐다. 86년 출시된 1세대의 9만2,571대를 시작으로, 2세대 뉴 그랜저는 16만4,927대, 3세대 그랜저XG 31만1,251대, 4세대 그랜저TG 40만6,798대, 5세대 그랜저HG 51만5,142대, 6세대 그랜저IG 53만6,145대를 소비자에게 인도했다. (2021년 3월 기준)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6세대에 이르며 인기가 절정에 달했다는 점이다. 그랜저 IG는 지난 2017~2020년 4년 연속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10만대 이상 판매를 달성,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가장 최근 신차급 변화를 이룬 IG 부분 변경 모델 '더 뉴 그랜저' 출시 후에는 판매와 점유율이 더욱 상승했다. 2020년 그랜저는 단일 차종으로 14만5,000대 이상을 판매했고, 준대형 시장에서 80%에 달하는 점유율을 확보했다.

그랜저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열망은 신차, 중고차를 가리지 않는다.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에 따르면, 그랜저는 중고차 시장에서도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줄곧 1위를 기록 중이다. 다만 그 사이 1위 자리를 그랜저HG가 IG에 넘겨줬을 뿐이다.

-2019년 신차급 변화 이룬 부분변경 출시 후 인기 더 높아져
-내달 스페셜 트림 '그랜저 르블랑' 출시 예고… 5년 연속 베스트셀링카 노린다

이러한 명성은 한 순간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반대로 한 순간에 잃을 수도 없다. 또 스스로 얻고자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타의적으로 뺏고자 해서 뺏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소비자의 신뢰를 바탕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다. 그래서 온 국민이 공유하는 헤리티지야 말로 그랜저의 가장 큰 자산이며 사실상 어떤 차종도 흉내 낼 수 없는 경쟁력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랜저는 6세대를 거쳐 완성된 최고의 상품성과 35년이 넘는 기간 동안 쌓아온 브랜드 파워로 많은 고객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며 "그랜저만의 헤리티지와 최고의 상품 완성도를 통해 독보적인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전했다.

회사는 다음 달 부분 변경 이후 첫 차종으로 2021년형 그랜저를 출시한다. 스페셜 트림인 '그랜저 르블랑'을 추가해 연식 변경 이상의 효과를 노릴 계획이다. 르블랑은 흰색을 뜻하는 프랑스어다. 아직 그랜저 르블랑의 구체적인 제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소비자가 선호하는 품목을 기본 탑재하는 등 기존과 차별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2021년형 그랜저 출시로 그랜저가 5년 연속 베스트셀링카와 10만대 판매를 돌파하는 국내 자동차 산업 역사의 대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이목이 주목된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