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급, 소비자 요구, 충전 인프라 등 반영한 결과

현대자동차가 아이오닉 5의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최장 430㎞ 남짓이라고 밝혀 기존에 발표했던 500㎞에 한참 못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차량 특성에 따라 소비자 요구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23일 현대차는 아이오닉 5 공개 행사에서 72.6㎾h 배터리가 장착된 롱레인지 기준 1회 충전시 주행거리가 410~430㎞라고 밝혔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인 E-GMP 공개 당시 "최장 주행거리가 500㎞ 이상일 것"이라고 언급한 것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이에 현대차는 "500㎞ 레인지는 E-GMP 플랫폼의 최대 구현 수치"라며 "아이오닉 5 주행거리는 소비자 니즈를 최적화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어 "E-GMP 플랫폼 기반 전기차는 차량의 특성과 소비자 요구를 종합적으로 반영해서 (차종별로) 서로 다른 주행거리가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1회 주행거리 500㎞를 기대했던 소비자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운 소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무리한 주행거리 확장으로 인한 가격 상승보다는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1회 주행거리를 늘리려면 결국 배터리 용량을 키워야 하는데 이는 판매 가격 상승을 유발할 수 있어서다. 따라서 주로 시내 주행이 많은 도심형 CUV의 특성, 400㎞ 이상의 충분한 1회 충전시 주행거리 등 소비자 이용 패턴을 고려해 오히려 주행거리와 가격 사이에서 합의점을 잘 찾았다는 평가다.

현대차가 이러한 결정을 내린 데에는 350㎾급 초급속 충전기 보급과 400V/800V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이 뒷받침된 것으로 보인다. 350㎾급 초급속 충전은 18분 이내 배터리 용량을 80% 충전할 수 있고 5분 충전으로 최대 100㎞ 주행이 가능하다. 멀티 급속 충전 시스템은 충전기에서 공급되는 400V 전압을 차량 시스템에 최적화된 800V로 승압해 충전한다. 초급속 충전기만 적절히 보급된다면 400㎞ 남짓의 주행거리로도 충분히 충전 스트레스 없는 일상 주행이 가능해진다는 의미다.
아이오닉 5, 1회 주행거리 500㎞ 못미처 '왜?'

물론 아이오닉 브랜드 런칭 후 처음 출시되는 신차인 만큼 상징성을 위해서라도 아이오닉 5에 1회 주행거리 500㎞를 적용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제기된다. 특히 국내에서 1회 주행거리 500㎞는 서울에서 부산까지 편도로 한 번에 주행 가능한 수치여서 전국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심리적 안정권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아이오닉 5의 차급을 고려해 적정한 선에서 1회 주행거리를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출시될 아이오닉 6, 아이오닉 7의 경우 아이오닉 5보다 고급화된 차종이기 때문에 500㎞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