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대차 아이오닉 5 전세계 공개…'배터리 대여'도 추진
테슬라 모델 Y·모델 3 가격 인하…주도권 경쟁 치열

친환경차 중심으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속히 전환하는 가운데 자동차 업계들이 잇달아 새로운 전기차를 선보이는 데 이어 가격 인하 경쟁까지 벌이고 있다.

배터리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동시에 배터리 대여(리스) 사업까지 등장해 전기차 대중화 시대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 빨라질까…신차·가격인하 경쟁 불붙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3일 오후 온라인을 통해 첫 전용 플랫폼 E-GMP를 기반으로 한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전 세계에 공개한다.

올해를 전기차 도약의 원년으로 삼은 현대차그룹의 야심작이다.

아이오닉 5는 1회 충전으로 최대 500km 이상(WLTP 기준) 주행할 수 있으며 800V 충전 시스템을 갖춰 초고속 급속충전기 사용시 18분 이내 80% 충전이 가능하다.

최근 현대차 남양연구소를 찾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아이오닉 5를 시승하고 승차감을 극찬하며 "전기차 시대가 빨리 올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총 12종의 전기차를 출시하고 연간 56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중을 10%까지 늘릴 계획이다.

전기차 1위 업체인 테슬라와의 국내 시장 점유율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 빨라질까…신차·가격인하 경쟁 불붙었다

테슬라는 작년 판매량 1위인 모델 3의 연식 변경 모델과 모델 Y를 최근 국내에 출시하며 가격을 인하했다.

돌연 판매가 중단되기는 했지만 모델 Y의 스탠다드 레인지 가격은 정부 보조금 100% 기준(6천만원)인 5천999만원으로 책정됐고, 인기 모델인 모델 3의 주력 트림(등급)인 롱레인지의 가격은 기존보다 480만원 인하한 5천999만원으로 낮췄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정부의 바뀐 전기차 보조금 정책을 의식해 몸값을 낮춘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현대차도 아이오닉 5의 가격 책정을 두고 고민이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공격적으로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아이오닉 5의 가격 역시 5천만원 초반대에 형성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 빨라질까…신차·가격인하 경쟁 불붙었다

다른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도 전기차 시장 선점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GM은 2035년 이후 휘발유와 디젤 엔진 자동차의 생산 및 판매를 전세계적으로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면서 공격적인 전기차 전환을 예고한 상태다.

향후 5년간 전기차 배터리와 자율운행 자동차 기술 연구개발(R&D)에 투입하기로 한 돈은 270억 달러(한화 약 30조2천억 원)에 달한다.

GM은 현재 배터리 가격을 60%까지 낮추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또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박람회 'CES 2021'에서 2025년까지 전세계에서 모두 30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적용한 쉐보레 볼트 EUV와 허머 EV, 캐딜락 리릭과 셀레스틱 등 전기차 4종을 공개했다.

이 중 볼트 EUV는 국내 시장에 출시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출시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가격 역시 구체적으로 논의된 바 없지만 국내에서 판매 중인 볼트 EV보다는 높게 책정될 것으로 보인다.

볼트 EV는 4천593만원부터 판매되고 있다.

르노삼성은 최근 소형 전기차 '르노 조에'의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르노 조에는 작년 유럽 시장에서 처음으로 연간 10만대를 돌파하며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모델이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 빨라질까…신차·가격인하 경쟁 불붙었다

트림별 가격은 3천995만∼4천395만원으로 책정해 전기차 보조금 지원 기준을 맞췄다.

환경부의 국고 보조금 702만원과 지자체별 추가 보조금 적용 시 서울시의 경우 최저 2천942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전기차 가격 경쟁력은 수요 확대 등에 따른 배터리 가격의 하락세 등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NEF의 '신에너지 전망 2020'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가격은 이르면 내년, 늦어도 10년 이내에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까지 내려갈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은 kWh당 61달러로 작년(kWh당 132달러)의 절반가량이 될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정부, 물류·배터리·모빌리티 업계와 손잡고 '반값 전기차'를 선보이기로 했다.

전기차를 구매한 뒤 바로 배터리 소유권을 리스 운영사에 매각하고, 전기차 보유 기간 동안 월 단위로 배터리 리스비를 지급하는 전기차 배터리 리스 사업을 통해서다.

통상 배터리 가격이 전기차 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기차의 초기 구매가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는 셈이다.

전기차 배터리 대여 서비스가 상용화되면 배터리 비용이 제외된 가격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어서 전기차 보급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 빨라질까…신차·가격인하 경쟁 불붙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전기차가 보조금 없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가격을 유지하려면 배터리 가격이 차량 가격의 20% 미만으로 떨어져야 한다"며 "배터리 가격을 낮추고 리스를 통해 소비자 접근을 높이는 것이 전기차 확산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친환경차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2030년 자동차 온실가스 24% 감축을 목표로 2025년까지 친환경차 283만대, 2030년까지 785만대 보급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최근 현대차 코나 EV의 잇단 화재 등으로 불거진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야 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 중 하나다.

코나 EV는 2018년 출시 이후 국내 11건, 해외 4건 등 총 15건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5일에는 현대차에서 만든 전기 시내버스에서도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차 대중화 시대 빨라질까…신차·가격인하 경쟁 불붙었다

현대차는 코나 EV의 배터리를 전량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이런 내용의 계획서를 조만간 국토교통부에 제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배터리 전량 교체는 코나 EV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없애고 전기차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없애기 위한 최선의 노력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배터리 교체 규모와 비용 분담 문제를 놓고 현대차와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옛 LG화학 배터리사업부문)의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고 있어 시일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거의 조사가 됐고, 그 결과를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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