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공간과 합리적인 상품 구성
-초기 구입비용 낮추고 유지비 적어


업무용 차의 구입 기준은 일반적인 개인 소유 승용차와는 살짝 다르다. 먼저 업무의 활동 범위와 사용 방식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기동성과 여러 명이 함께 운전하는 만큼 내구성 및 조작 편의성이 뛰어나야 한다. 편의와 안전품목은 자주 사용하는 기능들로만 구성해 넣는다. 내외관을 꾸미는 값비싼 부품은 상대적으로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파워트레인도 중요하게 따져봐야 한다. 효율에 따른 유지비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신중한 자세가 필요하다.
[롱텀 시승①]업무용 차로 K5 LPG를 뽑다


업무용 차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앞서 말한 기준을 토대로 임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차를 골랐다. 여러 차종이 구매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대세로 떠오른 SUV부터 경차는 물론 최근에 출시한 신차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눈에 보였다. 이후 우리가 최종 선택한 차는 기아자동차 K5 2.0ℓ LPG 였다.

다소 밋밋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조건과 상황에서는 K5 2.0ℓ LPG 만한 차가 없었다. 먼저 촬영 장비를 싣고 한 차로 여러 명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경차와 준중형 차는 크기가 살짝 부족했다. 자연스럽게 요즘 인기 세그먼트인 SUV로 눈길이 갔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았다. 회사 건물이 기계식 주차장을 채택하고 있어 주차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제약을 고려하니 선택지는 중형 세단으로 좁혀졌다. 이후부터는 디자인 싸움이었다. 쏘나타와의 치열한 접전 끝에 젊은 직원층의 선호도가 높은 K5로 가닥이 잡혔다.
[롱텀 시승①]업무용 차로 K5 LPG를 뽑다


차종을 정한 뒤 파워트레인을 선정했다. 신형 K5는 크게 2.0ℓ 자연흡기 가솔린과 1.6ℓ 터보 가솔린, 하이브리드, LPG로 나뉜다. 출력과 토크 숫자만 놓고 보면 1.6ℓ 터보가 우세하다. 최고 180마력, 최대 27.0㎏·m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었다. 하지만 업무용 차 성격상 터보는 무리수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가장 높은 효율을 가진 하이브리드는 어떨까? K5 하이브리드는 평균 18.0㎞/ℓ의 효율을 가지고 있다. 유지비 측면에서는 강점을 보이지만 초기 구입 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또다시 망설였다. 그렇다고 아무런 감흥이 없는 2.0ℓ 자연흡기 가솔린은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때마침 가격표 맨 밑에 있던 2.0ℓ LPG가 눈에 들어왔다. 최고출력 146마력, 최대토크 19.5㎏·m는 전체 K5 중에서 가장 낮은 성능이지만 업무용 차로는 문제가 되지 않는 숫자였다. 효율은 복합 기준 ℓ당 9.0㎞ 수준이지만 연료비가 저렴하고 무엇보다도 장기 렌터카로 구매했을 경우 초기 비용이 크게 떨어져 이점을 보였다. 여기에 도넛 탱크 적용으로 트렁크를 온전히 쓸 수 있다는 점과 가솔린과 비교해 편의 및 안전 품목에서도 뒤처지는 부분이 없어 만장일치로 K5 2.0ℓ LPG를 선택했다. 그리고 아직 한 번도 장기적으로 접해보지 않은 LPG에 대한 호기심도 한몫했다.
[롱텀 시승①]업무용 차로 K5 LPG를 뽑다


기아차가 제공하는 K5 2.0ℓ LPG 렌터카는 크게 스탠다드와 트렌디로 나뉜다. 그중에서도 우리는 기본형인 스탠다드를 선택했다. 윗 등급인 트렌디는 크롬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과 번쩍이는 17인치 휠, LED 램프 등 눈요기 거리를 위한 기능 추가로 약 285만원 더 비쌌다. 업무용 차로는 쓰임새가 적은 기능들인 만큼 기본형에 선택 품목을 여러 개 넣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

스탠다드 이지만 웬만한 기능은 남부럽지 않게 들어있다. 특히 꼼꼼히 챙긴 안전 품목이 마음에 들었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와 차로 이탈방지 보조, 운전자 주의 경고, 앞차 출발 알림, 하이빔 보조, 차로 유지 보조, 경사로 밀림방지 장치, 9개 에어백까지 전부 기본으로 들어간다. 여기에 인조가죽 시트와 6개 스피커, 스티어링 휠 오디오 리모컨 및 위치 조절 기능, 전좌석 파워윈도우, 2열 송풍구 등 편의 품목도 이 정도면 훌륭했다.

선택 품목으로는 하이패스 자동결제 시스템(20만원)과 8인치 디스플레이 오디오(50만원), 컨비니언스(50만원) 등을 넣었다. 참고로 컨비니언스는 버튼시동 스마트키 시스템(원격시동 포함)과 스마트 트렁크, 크롬 아웃사이드 도어 핸들, 도어손잡이 조명(프론트 도어), 가죽&열선 스티어링 휠이 포함된다.
[롱텀 시승①]업무용 차로 K5 LPG를 뽑다

[롱텀 시승①]업무용 차로 K5 LPG를 뽑다


이와 함께 K5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선택 품목인 SBW팩(53만원)과 장거리 운전 빈도를 고려해 드라이브 와이즈(70만원)도 추가로 넣었다. SBW팩은 전자식 변속 다이얼과 패들 쉬프트, 오토홀드 기능이 들어간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주행모드 통합제어 시스템 등으로 구성했고 드라이브 와이즈는 반 자율주행 기능을 담당한다.

여기에 새하얀 페인트까지 입혀(정확히는 스노우 화이트 펄로 8만원의 추가 비용이 들어간다) 2,341만원으로 차 값을 맞췄다. 트렌디보다 34만원 저렴하고 일반 가솔린이나 터보, 하이브리드 보다는 수 백만 원이상 구입 비용을 낮췄다.

이후 약 4주간의 시간을 보내고 마침내 사무실 앞으로 업무용 차 K5 2.0ℓ LPG가 모습을 드러냈다. 날렵한 인상과 긴 차체, 부드럽게 내려앉은 지붕선을 보고 있으니 신형 K5로 구입하길 잘했다고 모두가 생각했다. 반면 두툼한 타이어와 벌브 타입 램프, '하'로 끝나는 세 자리 번호판, 흰색 차체는 업무용 차 그 이상의 감동을 안겨주지는 않았다.
[롱텀 시승①]업무용 차로 K5 LPG를 뽑다

[롱텀 시승①]업무용 차로 K5 LPG를 뽑다


아쉬움도 잠시, 기대 이상의 만족감은 생각보다 일찍 찾아왔다. 비닐도 뜯지 않은 상황에서 기름을 넣기 위해 LPG 충전소로 향했다. 80ℓ의 연료탱크를 가득 충전하면서(압력을 고려해 80% 충전 시 용량은 64ℓ이다) 드는 비용은 고작 3만원대에 불과했다. 직접적인 실 주행에서의 효율은 비교를 해봐야겠지만 합리적인 가격으로 끝까지 올라간 게이지를 보는 순간만큼은 하이브리드 부럽지 않았다.

이렇게 업무용 차인 K5 2.0ℓ LPG와 첫 만남을 가졌다. 앞으로 이 차와 함께 36개월을 보내면서 다양한 시승기를 작성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통해 LPG차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낱낱이 파헤쳐 보고 장단점도 명확히 살펴볼 계획이다. LPG차 일반인 구입이 허용된 상황에서 업무용 차로 중형 LPG 세단이 얼마만큼 매력과 가치를 안겨다 줄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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