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전인 6월 대비 64.5% 추락
-브랜드별 주력 제품도 힘 못써
-불매운동 장기화 아닌, 고착화 우려


8월 일본 수입차 판매가 7월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다. 올해 들어 최저 실적이다. 수입사와 판매사에서는 여전히 대책없이 전전긍긍인 상황이다. 일본차 업계는 불매운동이 장기화를 넘어 아예 고착화될 것을 우려 중이다.

일본차 영업사원, "다음달이 더 걱정…"

4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8월 일본차 5개사의 실적은 1,398대로 집계됐다. 이미 6월과 비교해 32%나 실적이 줄어든 7월(2,674대)보다 47.7% 폭락했으며 작년 8월과 비교하면 56.9% 추락했다. 불매 운동 여파가 미치지 않은 올해 6월(3,946대) 대비 64.5% 쪼그라든 것.

브랜드별 상황은 대체로 비슷하다. 일본차 점유율 1위 렉서스는 올해 4월 1,452대까지 도달했던 월 실적이 8월에는 603대까지 떨어졌으며, 같은 그룹인 토요타 브랜드 역시 지난달 542대로 올해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다. 혼다는 138대로 7월과 비교해 무려 70.5% 추락했다. 최근 주력 제품인 신형 알티마를 내놓은 닛산은 신차 효과 없이 판매가 단 58대에 그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했다. 같은 그룹의 인피니티 브랜드 역시 세 자리 숫자가 무너진 57대다.

일본차 영업사원, "다음달이 더 걱정…"

지난달까지 버팀목 역할을 해주던 브랜드별 주력 제품 역시 8월에는 힘을 쓰지 못했다. 렉서스 ES300h는 한때 800대 이상이 나갔지만 8월에는 절반 수준인 440대로 위축됐으며 토요타 캠리는 전달 392대로 선방했지만 지난달 131대 까지 줄었다. 물량 부족에 시달릴 정도로 수요가 많았던 혼다 어코드는 올해 800대 이상을 기록한 달도 있었지만 지난 달은 단 92대다. 출시한지 두 달이 채 안된 닛산 신형 알티마는 17대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겼다.

업계에서는 불매운동의 여파가 8월부터 본격 반영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7월 실적의 경우 불매운동 전인 대기물량이 해소된 영향이 어느 정도 있었지만 7, 8월들어 신규 계약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에 신규 수요 창출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때문에 앞으로 남은 기간 역시 8월과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일선 판매사들은 8월 실적이 최악이 아닐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일부는 전시장 철수와 구조조정 등에 나선상태며 수입사는 경영 위기에 봉착한 판매사들을 대상으로 지원책을 강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실행 중인 브랜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차 영업사원, "다음달이 더 걱정…"

한 판매사 관계자는 "이제는 불매운동의 장기화에 대한 걱정이 아닌 고착화가 더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내부에서는 8월 실적만 유지돼도 감지덕지라는 말이 나오고 있을 정도로 실적이 어디까지 더 떨어질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똑같은 불매운동 여파를 맞더라도 판매사 규모에 따라 그 강도가 다르기 때문에 영세한 판매사는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8월 수입차 전체 실적은 1만8,122대로 7월 대비 6.8%(1,331대) 줄었다. 이는 일본차 실적 공백인 1,276대와 비슷한 수준으로 이에 일본차 부진으로 인해 뚜렷한 반사이익을 얻은 브랜드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김성윤 기자 sy.auto@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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