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부품 물류 및 AS 시스템 개선의 산실
-당일 발주 및 부품 조달, 수리 시간 크게 줄여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의 끝자락, 이른 아침부터 경기도 안성에 기자들이 속속 도착했다. 넓은 부지에는 BMW 로고가 박힌 커다란 건물이 위치해 있고 컨테이너 트럭은 쉴 새 없이 물류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BMW코리아의 지속 가능한 미래 전략을 밝히기 위해 마련된 첫 순서로 'BMW 부품물류센터(Regional Distribution Center, 이하 RDC)'에 기자들을 초청한 것이다.
[르포]당일배송 가능한 BMW 부품물류센터 가보니

회사 관계자는 "소비자 중심 서비스 경영 강화를 위해서는 부품 물류와 AS 시스템 개선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한 걸음 더 나아가 BMW코리아가 한국 경제 및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투자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하는 곳"이라고 RDC를 소개했다. 부품물류센터에서 어떻게 BMW코리아의 지속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까? 반나절 동안 시설 곳곳을 둘러보고 계획을 살펴보면서 처음에 들었던 의문은 긍정의 느낌표로 되돌아왔다.

1996년 인천에서 처음 문을 연 RDC는 두 번의 확장 이전을 거쳐 2017년 지금의 안성 땅에 자리 잡았다. 21년간 규모는 3.5배, 부품 수용 능력은 약 20배 성장했다. 구체적인 부품 가용 능력은 업계 최다 수준인 8만6,000여 종에 이르며 BMW그룹 내에서도 중국과 영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를 자랑한다. 강기훈 BMW코리아 RDC 이사는 "판매사가 부품을 발주했을 때 100개 중에 95개를 즉시 줄 수 있다"며 "공급 시간 단축으로 소비자가 체감하는 정비 시간도 큰 폭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르포]당일배송 가능한 BMW 부품물류센터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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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한 RDC 소개 이후 본격적인 내부 시설 투어가 이어졌다. 실내는 창고형 할인매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광활했다. 바닥은 전체 오차 범위 15㎜ 이내의 평활도를 유지했고 하중을 포함한 표면 마모 저항도 역시 글로벌 기준에 맞춰 최소 30년 이상의 내구성을 확보했다. 크고 작은 부품 박스들은 가로 세로로 가지런히 정렬돼 있었고 볼트와 스크류, 핀 등을 보관할 수 있는 구역을 따로 마련해 혼란을 줄였다.

RDC는 오랜 시간 부품을 보관해야 하는 만큼 최적의 창고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만큼 보관 상태는 극도로 신경 썼다. 철골구조 하중은 국내 법규보다 30% 강화 설치해 폭설과 강풍 등 자연재해에 대한 저항성을 강화했다. 또 1만3,000개의 스프링클러는 각 팔레트랙 내 별도로 설치해 화재 대응성을 높였고 비상시를 대비해 지하에는 900t의 소화수가 항상 들어있다.

입구 쪽에는 전 지역 BMW 판매사로 출고를 앞둔 부품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으로 RDC는 오전 발주 기준 당일 오후 5시, 오후 발주 기준 다음날 아침 7시 이내 배송을 마칠 수 있다. 그 결과 보닛과 도어 같은 커다란 부품부터 파워트레인과 연관된 무거운 부품, 가벼운 버튼류까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확한 시간에 각 서비스센터로 배송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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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 RDC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다. 2021년까지 300억을 더 투자해 규모를 확장하고 이를 위해 100명의 신규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간과 운송 비용을 줄이기 위해 업계 처음으로 유라시아 철도를 활용한 부품 공급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미 테스트를 마쳤으며 향후 유라시아 철도 운송이 본격 시작되면 기존 항공과 해상 운송 체제에서 철도 운송 루트가 추가돼 더 빠르고 안정적인 부품 공급이 가능해진다.

수입사가 이토록 RDC에 집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BMW코리아는 수십 년간 받아온 한국 소비자들의 성원에 답하기 위한 다양한 투자 계획 중 하나라고 밝혔다. 리콜 사태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회사 관계자는 "리콜 사태 이후 더욱 효율적인 운송 기간 단축을 위한 프로세스를 구축할 수 있었다"며 "향후에도 부품 발주부터 입고, 보관, 출고에 이르는 부품 공급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리콜을 통해 얻은 값진 교훈을 본사와 판매사가 공유하고 궁극적으로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으로 돌려주겠다는 것. 그 중 하나가 서비스 분야이며 RDC 개선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그 곳은 수입차 최대 부품 물류센터 타이틀을 벗어나 진정성 있게 국내 소비자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BMW코리아의 자세와 의지가 돋보이는 장소였다.

안성=김성환 기자 swkim@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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