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승용차 평균연비 28.1㎞/ℓ 목표 채우려면 디젤 팔아라?
-현재 계산법 개선되지 않으면 디젤 늘려야 목표 달성
-전기차 온실가스와 효율 저감, 역할 명확해져야

정부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하며 환경친화적자동차에서 배제했던 디젤차가 자동차 평균에너지소비효율 제도 내에선 판매를 늘려야 하는 친환경차로 분류돼 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는 온실가스로 분류되는 이산화탄소 절감과 효율로 평가되는 ℓ당 주행거리가 정비례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난 21일 정부 관계 부처 합동으로 내놓은 에너지효율 혁신전략에 따르면 2030년 승용차 평균연비는 28.1㎞/ℓ를 만족해야 한다. 현재 '2020년 평균연비 24.3㎞/ℓ 이상, 온실가스 배출량 97g/㎞ 이하'를 목표로 운영 중인 제도를 보완·확대하는 조치다. 하지만 내연기관만으로는 ℓ당 30㎞에 가까운 효율을 실현하기가 쉽지 않아 전기차 판매 확대가 필수적이다. 전기차의 경우 한 대가 판매될 때마다 내연기관 3대의 실적을 인정받는 크레딧을 적용, 효율 개선 효과가 크다. 2017년 르노삼성자동차의 경우 전체 판매실적 중 전기차 비중이 2.7%에 불과했지만 크레딧 적용으로 제조사 평균효율은 16.51㎞/ℓ에서 18.03㎞/ℓ로 9.2% 향상되는 효과를 봤다.

전기차가 포함된 평균에너지소비효율은 전기차를 포함하기 전후 계산한 온실가스 평균 배출 감소량 만큼 동일하게 비례 적용한다. 전기차는 아직까지 효율을 무한대로 인정하기 때문에 평균에너지소비효율을 산출하는 것이 불가능해서다. 예를 들어 전기차를 포함하기 전과 후의 온실가스 평균 배출량이 5% 줄었다면 평균효율도 5% 개선된 것으로 본다. 온실가스 평균 배출량이 전기차 포함 전 100g/㎞이고 포함 후 95g/㎞이라면, 전기차 포함 전 평균효율이 20㎞/ℓ일 때 포함 후는 22㎞/ℓ로 인정된다. 그만큼 지금의 계산식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평균효율에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구조다.

한국에너지공단 관계자는 "전기차를 포함해 평균연비를 산출할 식이 마련돼 있지 않아서 아직 과도기에 있는 제도"라며 "이번 혁신 전략 발표를 통해 차차 보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디젤의 역설은 여기서 시작된다. 그간 정부는 미세먼지 주범으로 디젤차를 지목하며 환경친화적자동차에서 제외하는 등 디젤차 퇴출 기조를 유지했다. 하지만 이번에 발표한 에너지효율 혁신 전략에 따라 제조사들이 2030년 평균연비를 만족시키려면 전기차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디젤차 판매를 늘리는 게 유리해진다. 가솔린은 디젤 대비 ℓ당 효율은 낮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많기 때문이다. 2017년 유종별 연비분석에 따르면 휘발유 평균연비는 13.66㎞/ℓ, 경유는 19.32㎞/ℓ이고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가 148.9g/㎞, 경유가 139.2g/㎞이다.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등 친환경차 비중 확대에 동의하면서도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한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흐름은 세계적인 추세이고 정부 정책을 고려해 향후 수 년간 신차 출시 계획을 세우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도 "일관되지 않은 친환경차 정책에 따라 혼란이 오는 부분은 있다"고 전했다.
미세먼지 낙인 디젤, 효율 기준 맞추려면 많이 팔아야?

한편, 2017년 국내 자동차 판매대수는 171만5,205대이며 친환경차는 9만7,826대를 차지했다. 이중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표시대상은 승용차와 15인승 이하 승합차, 3.5t 미만 경소형 화물차이며, 이들의 평균연비는 15.49㎞/ℓ, 평균 온실가스 배출량은 151.4g/㎞으로 집계됐다.

오아름 기자 or@autotim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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