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 /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가 신형 쏘나타(사진)의 소음과 진동 문제를 보완하고 출고를 시작했다. 정식 판매를 시작한 지 18여 일 만이다.

출발은 늦었지만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돌풍에 위축된 중형 세단의 구원투수가 될 전망이다. 다만 ‘영업용 택시’ 이미지 탈피까지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는 지적이 많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 8일부터 신형 쏘나타를 소비자에게 인도하고 있다. 초기 생산 물량에서 발견된 소움, 진동에 따른 품질 재점검을 끝마쳐 조만간 도로 위를 달리는 신형 쏘나타를 볼 수 있게 됐다.

회사 측은 “완벽한 품질을 위해 출고 개시 전 점검했고 최종 점검을 완료했다”며 “초기 생산된 차량은 내부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갑작스레 막혔던 신차 판매에 숨통이 트였다. 신형 쏘타나는 올해 현대차의 유일한 세단 신차다. 본격 판매가 시작된 만큼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와 실적을 끌어올리는 데 한몫 할 것으로 보인다. 마케팅 비용 부담을 올 1분기(1~3월) 어느 정도 털어낸 점도 긍정적이다.
[이슈+] 신형 쏘나타, 진짜 숙제는 '택시' 없는 자립
하지만 안으로는 풀어야 할 숙제가 여전하다. 무엇보다 신형 쏘나타는 개인 승용차로 시장에서 인정을 받아야 한다. 그동안 쏘나타에는 ‘영업용 택시’란 부정적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실제 이전 LF쏘나타와 부분 변경(페이스 리프트)된 뉴 라이즈를 포함해 팔려나간 40만9140대 중 19만9123대(48.6%)는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이었다. 개인보다 영업용 택시, 렌터카, 법인 등의 수요가 많았다는 뜻이다.

가솔린(휘발유) 차량은 16만8678대(41.2%)에 그쳤다. 이 밖에 하이브리드 및 플러그인하이브리드 3만63대(7.3%), 디젤(경유) 1만1276대(2.7%) 순이었다. 지난해에는 6만5864대 팔려 1998년(6만2528대) 외환위기 이후 20년 만에 최악의 성적표를 받기도 했다.

한국GM 등 경쟁 업체는 ‘일반 소비자가 택하는 가솔린 중형 세단 판매 1위’ 등의 문구로 홍보 활동을 해왔다. 그만큼 영업용 택시로 전락하고 있는 쏘나타는 현대차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현대차도 이 같은 이미지를 의식한 듯 ‘신형 쏘나타는 영업용 택시 출시 계획이 없다’고 못 박았다. 국민차 명성을 되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영업용 택시의 경우 다른 모델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 상황도 나쁘다. SUV 인기가 치솟고 있는 상황에서 중형 세단은 외면 받고 있다. 중형 세단 수요는 지난해 16만5905대로 집계됐다. 2014년 20만6753대에서 급감했다.

현대차는 신형 쏘나타에 사활을 걸었다. 먼저 새로운 디자인 철학 ‘센슈어스 스포트니스(감성적인 스포티함)’를 반영했다. 5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만큼 국산차에서 볼 수 없었던 첨단 안전‧편의 사양을 탑재했다.

회사 관계자는 “신기술과 함께 고급 스포츠카를 연상시키는 감각적이고 혁신적인 디자인을 앞세워 개성 강한 젊은 층을 사로잡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오는 6월 신형 쏘나타에 1.6 터보 모델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슈+] 신형 쏘나타, 진짜 숙제는 '택시' 없는 자립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