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코란도, 예상 깨고 오늘 출격한 이유
쌍용자동차가 26일 신형 코란도(사진)를 공식 출시한다.

‘신차’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다. 다만 2019 제네바 모터쇼에서 공개될 것이란 업계 예상과 달리 국내 시장을 첫 무대로 택했다. 내수 3위 자리를 지켜내고 판매에 속도를 올리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쌍용차는 이날 인천 송도에서 신형 코란도 공식 출시 행사를 열고 정식 판매를 시작한다. 출시 시기와 장소에 대해 회사 관계자는 “당초 계획해왔던 것”이라며 “내수 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어 내린 결정”이라고 답했다.

이어 “상징적 의미가 강한 신형 코란도를 기다린 소비자가 많다”면서 “물론 제네바 모터쇼 출품과 해외 시장 진출 준비 역시 해왔다”고 덧붙였다.

코란도는 한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계보를 잇는 차로 통한다. 신진자동차공업이 1974년 미국 차의 라이선스를 가져와 ‘신진지프’라는 이름으로 판매한 게 시작이다.

1983년부터는 ‘한국인은 할 수 있다’(Korean can do)란 문장을 압축한 코란도라는 이름을 썼다. 특히 ‘튼튼한 SUV=코란도’라는 인식이 뿌리내렸다.

쌍용차는 8년 만에 완전 변경(풀 체인지)된 신형 코란도를 앞세워 내수 판매 3위 굳히기에 나선다.

이 회사는 지난해 내수 시장에서 전년보다 2.3% 늘어난 10만9140대를 팔아 15년 만에 국산 완성차 업체 중 판매 3위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2009년 이래 줄곧 판매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연간 판매량을 보면 2009년 2만2189대에서 이듬해 3만2459대, 2015년 9만9664대까지 뛰었다. 2016년(10만3554대)엔 10만 대 고지를 처음 넘은 뒤 실적 개선 페달을 밟고 있다.

이와 함께 쌍용차는 신형 코란도 판매 가격을 경쟁 차종보다 싸게 책정하고,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와 사전계약을 받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많다. 코란도는 2005년 단종된 뒤 2011년 코란도C라는 이름으로 재탄생 했지만 실적은 기대 이하였다. 지난 한 해 기준 코란도C는 3610대 팔리는 데 그쳤다. 전체 판매량의 3.3%에 불과했다.

소형 SUV 브랜드 티볼리와 픽업트럭인 렉스턴스포츠에 비해 매우 저조한 성적표다. 일각에선 ‘아픈 손가락’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쌍용차는 판매 라인업을 코란도와 티볼리, 렉스턴 3개로 재편 및 운영하고 있다.

이 밖에 경유차 배출가스 규제가 날로 심해지는 가운데 가솔린(휘발유), 전동화(전기차·하이브리드 등 전기 구동력 활용) 파워트레인 확보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날 출시된 신형 코란도는 1.6 디젤(경유) 엔진과 일본 아이신의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했다. 여기에 사륜 구동 시스템,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 풀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 등을 달았다.

또 카메라와 레이더를 이용해 주변을 감지, 위험 상황에서 스스로 제어하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 ‘딥컨트롤’과 각종 안전 장치를 갖췄다. 판매 가격은 트림(세부 모델)별로 2216만~2823만원 선이다.
신형 코란도, 예상 깨고 오늘 출격한 이유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