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판매 중인 준중형 세단 ‘올 뉴 K3’ / 사진=한경DB
기아자동차가 판매 중인 준중형 세단 ‘올 뉴 K3’ / 사진=한경DB
기아자동차가 준중형 세단 ‘올 뉴 K3’(사진) 디젤(경유) 모델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주행 성능을 강화한 GT 등 가솔린(휘발유)차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27일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기아차는 최근 K3 경유차의 공식 인증 연비 신고를 마쳤다. 공인 복합 연비는 L당 20.0㎞(15인치 타이어 기준)다.

이 차는 높은 연료 효율성 덕분에 출시 전부터 시장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경쟁 모델인 현대자동차의 더 뉴 아반떼 디젤(공인 복합 연비 17.8km/L·15인치 타이어 기준)보다 연비가 좋다.

기아차는 그러나 K3 경유차를 내놓지 않기로 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린 배경엔 경유차 퇴출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정부 움직임이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다. 이뿐 아니라 친환경차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글로벌 추세에도 역행하는 측면이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출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며 “연비 신고자료는 신차 개발 과정에서 진행된 것일 뿐 더 이상 검토하고 있지 않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유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점도 그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판매 중인 K3가 차세대 파워트레인(엔진·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 덕분에 경차와 비슷한 수준의 공인 복합 연비(15.2㎞/L)를 갖춘 점도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한 업계 관계자는 “K3는 이미 높은 연비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스트림 1.6L 가솔린 엔진을 품고 있다”며 “준중형 세단 시장 규모를 감안할 때 흥행이 어렵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아차는 앞으로 K3의 휘발유차 라인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먼저 다음달 13일 달리기 실력을 갖춘 ‘K3 GT’를 선보인다. 이 차는 1.6L 가솔린 터보 직분사(GDI) 엔진을 장착해 최고 출력이 204마력, 최대 토크가 27.0㎏·m다.

전용 엠블럼, 아웃사이드 미러 덮개, 18인치 휠, 리어 스포일러 등 차별화를 위한 요소를 대거 적용한 게 특징이다. 쿠페를 연상케 하는 5도어 모델도 라인업에 추가한다.

한편 올해 기아차의 세단 라인업인 K시리즈는 부활에 시동을 걸고 있다. 신차 투입 덕분이다. K시리즈는 K3와 중형 세단 K5, 준대형 세단 K7과 대형 세단 K9으로 이뤄져 있다.

올 1~8월 누적 판매량은 9만4849대에 달한다. 전년 동기(7만6848대) 대비 23.4% 증가하는 등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