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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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순환출자 고리를 끊는 등 대규모 지배구조 손질에 나섰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기업 지배구조 개선안 마련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이달 말이 코앞에 닥치면서 완성된 개편안을 내놨다.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 분할합병을 결정했다고 28일 발표했다.

계열사인 현대모비스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투자 및 핵심부품 사업 부문과 모듈 및 사후서비스(AS) 부품 사업 부문을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분할 과정을 거친 모듈 및 AS 부품 사업 부문은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한다. 합병비율은 0.61 대 1이다.

두 회사는 오는 5월29일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승인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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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이와 함께 지배구조 개혁에 시동을 걸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등 대주주와 그룹사 간 지분 매입, 매각이 그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지 못했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최대주주로 지분 20.78%를 보유 중이다. 현대차는 기아차 지분 33.88%를 가지고 있다. 기아차의 경우 다시 현대모비스 지분 16.88%를 들고 있는 방식이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지분을 각각 5.17%, 6.96% 확보하고 있다.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차와 기아차 지분은 각각 2.28%, 1.74%다. 이러한 지배구조를 통해 현대차 오너 일가는 그룹을 이끌어 왔다.

그러나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달 말까지 대기업의 자발적 개혁을 요구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지배구조 개편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대내외 환경도 썩 좋지 않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 96조3671억원, 영업이익 4조5747억원을 올렸다. 연간 영업이익이 5조원을 밑돈 것은 국제회계기준(IFRS)이 적용된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뿐만 아니라 회사 주가가 흔들리는 이유로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살아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아차와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이 보유 중인 현대모비스 지분 23.3%를 대주주에게 매각한다.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기아차에 합병된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팔고 현대모비스 지분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지속 가능한 사업 경쟁력 확보와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최적의 방안을 고민해 왔다”면서 “경영 투명성 제고와 주주 중심 경영 문화가 한층 더 강화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 사진=현대자동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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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