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한경DB)
현대·기아자동차 서울 양재동 사옥. (사진=한경DB)
현대·기아자동차가 올해 3분기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만대 적게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4분기에 173만대 이상 팔지 못하면 6년만에 전세계 판매량이 700만대 밑으로 떨어진다.

이달부터 12월까지 남은 3개월간 중국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판매 성적에 따라 700만대를 밑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0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 들어 3분기까지 국내외 시장에서 총 528만대(선적 기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의 549만대보다 약 4% 판매량이 줄었다.

분기별 평균 판매량은 176만대다. 앞으로 4분기 판매실적이 중요해졌다.

올초 신년사에서 정몽구 회장에 제시한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825만대였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슈 등으로 현지 합자회사의 판매량이 반토막 나면서 상반기를 기점으로 일찌감치 800만대 돌파도 어렵다는 관측이 나왔다.

만일 연말까지 700만대도 넘지 못한다면 2012년 처음으로 700만대 고지를 넘어선 이후 6년 만에 700만대 아래로 판매량이 줄어들게 된다.

브랜드 별로 보면 현대차가 올들어 3분기까지 327만대, 기아차는 201만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6.0%, 6.1% 감소했다.

작년까지 중국 다음으로 신차 판매량이 많았던 북미에서도 3분기까지 현대·기아차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유럽과 인도 등에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중국이나 미국에 비하면 시장 수요가 훨씬 못 미쳐 막바지 판매 상승을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4분기 국내에서 신차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모델로는 현대차 그랜저, 쏘나타, 코나, 투싼, 제네시스 G70 등이 있다. 기아차는 쏘렌토와 카니발, 모닝을 필두로 스포티지와 K시리즈, 스팅어를 좀더 적극적으로 팔아야 한다. 해외에서는 각 지역별 전략 차종이 제 역할을 해주는 게 관건이다.

현대·기아차는 남은 기간 동안에도 부정적인 대외변수들로 인해 쉽지 않은 영업 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선진시장과 신흥시장 모두 섣불리 판매 호조를 확실시 할 수 없는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다양한 신차와 SUV 공급 확대 등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향상하고 지역별 자동차 수요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