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자동차를 원격 조종하는 시대가 올까?

독일 BMW가 자동차 업계 최초로 손목에 차는 '애플 워치' 어플리케이션(앱)을 제공하면서 경쟁 업체들도 도입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BMW가 전기차 'i3'에 제공하는 애플 워치용 앱.
▲BMW가 전기차 'i3'에 제공하는 애플 워치용 앱.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BMW는 전기차 i3 및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i8를 대상으로 차량 상태 정보를 알려주는 애플 워치용 '아이 리모트(i Remote)' 서비스를 시작했다.

BMW i3 운전자는 애플의 아이튠스 스토어에서 아이 리모트 앱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으면 애플 워치로 차량을 조작할 수 있다. BMW는 앱 이용자에게 주차나 출차, 자동차 배터리 상태, 에어컨 작동, 헤드라이트 원격 조종 등 주요 기능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애플 워치가 한국에 도입되면 해당 차량은 관련 앱 사용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애플 워치는 지난달 애플이 전세계 공개한 스마트 시계다. 미국 영국 일본 등 1차 출시국 9개국에서 지난 24일(현지시간) 정식 판매에 들어갔다. 한국은 아직 2차 출시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BMW뿐만 아니라 독일 스포츠카 회사 포르쉐도 애플 워치 앱을 도입해 자사 차량에 활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애플 워치의 국내 시판이 정해지면 BMW i3 등을 시작으로 향후 수입차 업계에 확산될지 주목된다.

올 초 미국 CES(소비자 가전 쇼)에서 북미용 쏘나타 등에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의 블루링크(Blue Link) 스마트 워치 앱을 공개한 현대자동차 역시 애플 워치 시장이 커질 경우 관련 앱 도입을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 관계자는 "애플 워치가 출시되면 빠른 시일 내에 애플 워치 전용 블루링크 앱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과 구글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자동차 정보기술(IT) 영역에 진출한다고 밝혀 앞으로 IT업체들의 자동차 시장 진출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 간 제휴와 협력이 확산되면서 자동차 분야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의 '커넥티드 카(connected car)'로 이동하고 있다"며 "초기 시장은 관련 기술의 고가 비용 등을 감안할 때 유럽의 고급차 중심으로 도입이 확산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