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기자 ] 수입차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올 한해 수입차 신규등록 대수는 20만 대에 이를 전망이다. 판매량이 지난해(15만 대)보다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신차 판매대수는 작년보다 20% 이상 증가했다.

수입차 인기에 평범한 직장인들조차 구매욕을 당기고 있다. 회사원 정모 씨(37)는 "주변만 봐도 요즘 수입차 타는 사람들이 꽤 늘었다" 며 "지금 타고 있는 국산 중형차를 처분한 다음 후보로는 4000만 원대 수입차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벤츠코리아가 9일 출시한 신형 C클래스. 하반기 수입차 판매 확대를 이끌어갈 대표 차종으로 꼽힌다. 가격은 4860만~5800만 원이다.
벤츠코리아가 9일 출시한 신형 C클래스. 하반기 수입차 판매 확대를 이끌어갈 대표 차종으로 꼽힌다. 가격은 4860만~5800만 원이다.
◆ 올 1~5월 수입차 판매 24% 증가 ··· 독일차 점유율 70% 넘어

10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 1~5월까지 수입차 신규등록은 7만646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했다. 지난 4월 사상 최대치(1만6712대) 기록에 이어 5월(1만5314대)에도 역대 세 번째로 많이 팔렸다. 혼다, 캐딜락, 시트로엥 등 일부 메이커만 부진했다.

유럽의 디젤 차가 수입차 시장 확대를 이끌고 있다. 판매 10위 내 9개 모델이 디젤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60% 수준이던 디젤 차 비중은 올 들어 70% 가까이 늘어났다.

디젤 효과를 본 독일차의 공세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60% 대에서 70%선을 넘어섰다. 지난해 5개월 동안 1만 대 판매를 넘어선 업체는 BMW 뿐이었다. 올 들어선 BMW(1만6910대) 벤츠(1만3735대) 폭스바겐(1만2358대) 아우디(1만808대) 등 상위 4개 업체가 5개월 만에 누적판매 1만 대를 돌파했다.

인기 모델은 공급 물량이 딸릴 정도다. 일부 독일차 딜러점에선 차가 없어서 못 파는 경우도 발생했다. 고객이 주문하고 나서 1~2개월은 기다려야 한다.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 판매 순위가 내려가기도 한다" 며 "물량 공급만 충분하면 신규등록 대수는 지금보다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 르노삼성 'QM3'도 수입차 열기 가세

유럽산 'QM3'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4495대 출고됐다. 수입차 모델별 판매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BMW 520d(3152대)보다 더 많이 팔렸다.
유럽산 'QM3'는 올들어 지난달까지 4495대 출고됐다. 수입차 모델별 판매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BMW 520d(3152대)보다 더 많이 팔렸다.
르노삼성이 팔고 있는 수입산 'QM3'(해외명 르노 캡처)까지 포함하면 사실상 수입차 판매대수가 더 늘어난다. 유럽산 QM3는 올 들어 지난달까지 4495대 출고됐다.

QM3는 르노의 스페인 공장에서 생산돼 한국으로 수입·판매된다. 많이 팔려도 국내 공장의 일자리와 무관하다. 일각에선 '완성차가 판매하는 수입차'라는 인식이 강하다.

르노삼성은 부산공장에서 생산하지 않는 QM3 물량을 '플러스 알파'로 보고 있다. 올해 내수 생산·판매 목표는 6만6000대. 여기에 QM3는 빠졌다. 연말까지 QM3가 1만5000대 가량 팔릴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이에 따라 수입차협회 비등록 브랜드(마세라티, 페라리 등)여서 판매량 집계에서 제외된 물량에다 QM3를 추가하면 수입차 판매 규모는 연간 20만 대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QM3는 유럽차인데 완성차 회사에서 수입해서 팔고 있으니깐 수입차협회에서 판매량 집계를 할 수 없다" 며 "QM3는 수입차 인기의 연장선상에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