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현대차 서스펜션(현가장치)을 만드는 만도 익산공장. 현대차에 공급되는 서스펜션 핵심 구성품인 쇽업소버(Shock-Absorber, 충격흡수장치)를 비롯해 에어 서스펜션, 모노 튜브 댐퍼 등을 생산하는 공장동에 들어서자 각 공정마다 조립라인의 자동기계 장비들이 쉴틈 없이 움직였다. 아반떼, 그랜저, 싼타페 등에 장착되는 서스펜션 부품이 이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만도는 한라그룹의 자동차 부품 업체다. 국내엔 익산공장을 포함 성남(R&D 센터) 평택(브레이크 사업부) 원주(조향 사업부) 등 4개 사업장을 두고 있다. 이중 2개 공장동으로 나뉜 익산공장 서스펜션 사업부는 쇽업소버 뿐만 아니라 비포장도로나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는 유압 스토핑 댐퍼(HSD·Hydraulic Stopping Damper), 차량 중량에 따라 차고를 조절하는 자가차고조절장치(Self-Levelizer), 노면 상태에 따라 쇽업소버의 감쇠력을 조절하는 전자제어서스펜션(ECS) 등 차량 핸들링과 승차감을 좌우하는 부품들을 생산한다.
현대·기아차에 서스펜션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만도의 익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기아차에 서스펜션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만도의 익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만도는 국내 4곳, 해외 8곳의 사업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1300만대 규모의 서스펜션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르노, 닛산 등에 서스펜션 부품을 공급중이다. 현대·기아차 납품 비중이 전체 매출의 60% 이상 차지하는 등 국산차 서스펜션의 핵심기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만도 서스펜션 연구개발(R&D) 센터의 조기행 상무는 "쇽옵소버 기술은 현재 만도가 세계 4위 정도이고 경쟁업체로 보고 있는 회사는 제트에프작스(ZF-Sachs)"라며 "중국 시장을 통한 글로벌 확대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만도는 1970년부터 쇽옵소버의 국산화에 성공해 양산하기 시작했다. 1975년 첫 고유 모델 포니에 만도의 쇽업소버를 적용한 이후 44년간 현대차와 협력하고 있다. 현대차의 해외 생산 비중이 확대돼 현대·기아차가 진출하는 세계 각 지역으로 동반 진출하는 성과도 냈다. 그 결과 2009년 서스펜션 부문 4986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9707억원으로 치솟았다.

해외 시장을 적극 개척해 온 만도는 글로벌 부품 메이커 50위권 이내 업체로 성장했으며 오는 2015년 '톱30'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오토모티브뉴스가 발표한 올해 '글로벌 100대 부품업체' 순위에서 만도는 46위에 올라 국내 기업으로는 현대모비스(8위)와 현대위아(38위)에 이어 세 번째로 순위가 높다.

만도는 최근 노면의 상황과 차량의 움직임을 각종 센서로 판단해 감쇠력을 조절, 상황에 맞는 진동 흡수성능을 전자적으로 제어하는 스마트 댐핑 컨트롤(SDC·Smart Damping Control) 시스템을 제네시스에 장착해 주행 테스트를 진행중이다. 이 기술은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 중 BMW만 갖고 있는 서스펜션 기술로 향후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후속에 탑재된다.

만도 연구원은 "신기술은 과속 방지턱을 지날 때 발생하는 리바운드 쇼크(노면 충격) 현상을 줄여준다"며 "오는 2016년부터 'SDC 70' 버전을 그랜저급 이상 대형 세단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익산=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