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요즘 캠리가 없어서 못 판다면서요?
"요즘 캠리가 없어서 못 판다면서요?"

지난 12일 서울 서초구 도요타자동차 딜러점에서 만난 3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캠리를 살펴보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최근 주변에 캠리를 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관심을 갖게 됐다"며 "현대차 그랜저를 고려하고 있었는데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캠리가 낫더라"고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도요타를 비롯해 혼다, 닛산 등 일본차 업체들이 가격 인하 공세에 나서면서 각 딜러점도 활기를 띄고 있다. 평일인 이날은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도요타 딜러점에는 6~7명의 고객들이 상담을 받고 있었다.

주말에는 하루 50여 팀의 고객들이 방문해 쉴 틈이 없을 정도라는 게 딜러점 관계자의 전언이다. 그는 "5월부터 가격 할인에 나서면서 문의 전화와 방문객이 2배 가까이 늘었다"며 "지난달 계약건수도 2배 증가한 380여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특히 할인 혜택으로 현대·기아차와 가격 격차가 줄어들면서 국산차를 고려하던 고객들이 일본차 딜러점을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수입차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면서 일본차에 대한 관심도 커진 상황"이라며 "가격 할인을 기회삼아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요타는 가격 할인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달에만 1314대를 팔아 2009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후 사상 최대 판매 실적을 올린 것. 이중 대당 최대 300만원을 깎아준 캠리(170대→707대), 캠리 하이브리드(105대→174대), 프리우스 (162대→307대) 등 3개 모델의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판매 증가 여세는 이달에도 이어지고 있다. 6월까지 할인 혜택을 연장했을 뿐 아니라 '라브4'를 내놓으며 신차 효과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도요타의 한 딜러는 "5월 판매는 대부분 캠리에 집중됐으나 6월 들어서는 라브4, 벤자 등으로 판매 증가 모델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할인 대열에 동참한 혼다와 닛산 딜러점의 분위기도 고무되기는 마찬가지다. 두 회사 역시 이달 들어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닛산은 고급차로 꼽히는 인피니티 G25 가격을 3000만원대로 낮추는 초강수를 뒀다. 혼다도 최대 300만원 수준의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딜러들이 자체적인 할인까지 더해져 공격적인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혼다 딜러점 관계자는 "캠리와 경쟁 차종인 어코드2.4의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 현금 할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며 "도요타가 할인 공세를 지속하는 한 다른 업체들도 따라갈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말했다.

할인 효과를 반영하듯 서울시내 한 닛산 딜러점은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시승차가 모두 시승을 나간 상황이었다. 매장 관계자는 "주말까지 시승 일정이 잡혀 있다"며 "할인 효과를 반영해 이달 판매 목표를 5월 대비 2배 이상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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