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체어맨W, 아우디 A6 콰트로 등 4WD 세단 확대 움직임 주목
눈길·빙판길 주행안정성 장점, 차체 무겁고 비싼 가격은 단점


폭설이 오면 곤욕(?)을 치르는 승용차가 있다. BMW 벤츠 등 뒷바퀴 굴림(후륜 구동) 방식을 채택한 유럽의 고급 세단이다. 아반떼, 프라이드 같은 앞바퀴 굴림(전륜 구동) 국산차 보다 미끄러운 눈길 적응력이 떨어진다.

겨울철을 앞두고 네 바퀴 굴림(4륜구동·4WD) 세단이 재조명 받고 있다. 4륜구동 자동차는 앞바퀴와 뒷바퀴의 동력 배분을 반반씩 나눠 가져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주행 안정성을 높인 게 특징. 과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전유물로 인식되던 4륜구동이 세단 승용차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닛산은 19일 인피니티 세단 M의 4륜구동 모델 ‘M37x 4WD’를 출시했다. 인피니티가 후륜구동 M세단에 4륜구동을 출시한 것은 처음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지난 8월 디젤 세단 M30d에 이어 4륜구동 모델을 추가한 것은 M세단을 키우기 위한 장기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성장세인 독일차 업체들도 4륜구동 세단의 판매 비중을 높이고 있다. BMW코리아는 올해 출시한 525d, 740d 등 신차에 4륜구동 ‘x드라이브’를 채택했다. 폭스바겐코리아도 올 들어 4도어 쿠페 CC에 4륜구동을 추가했다.

4륜구동 승용차의 대표 주자인 독일 아우디는 주력 모델 A4·A6·A8 등에 4륜구동 시스템 ‘콰트로’를 얹었다. 올 들어 10월까지 판매된 1만2641대 중 콰트로가 76%에 달한다. 그외 독일차로는 메르세데스-벤츠 E350 및 S500 세단, 폭스바겐 페이톤 등이 있다.

일본차 중에선 스바루자동차의 중형 세단 레거시가 상시 4륜구동(AWD)을 적용했고,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4륜구동 세단 LS600hL를 팔고 있다.

수입차와 달리 국산차 중에선 4륜구동 승용차를 찾기가 쉽지 않다. 국산차 중에선 쌍용자동차의 체어맨W가 유일한 4륜구동 세단이다. 아직 4륜구동 세단을 내놓지 않은 현대자동차는 내년 출시할 신형 제네시스의 라인업에 4륜구동 모델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4륜구동 세단이 장점만 있는 건 아니다. 차체가 무거워져 전륜이나 후륜에 비해 연비가 떨어지고 상대적으로 차값이 비싸다. AWD 설계 작업으로 인해 실내 뒷좌석 공간이 좁아지는 단점도 있다.

그럼에도 주행안정성 등을 이유로 세단에 4륜구동 시스템의 장착 비중이 앞으로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플랫폼 통합 작업 가속화와 비용 절감 노력이 더해지면서 SUV와 세단 구분 없이 4륜구동 적용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