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공동 개발한 차량용 IT(정보기술) 시스템을 7일 CES에서 첫 공개했다.

'UVO'라고 이름 붙인 이 차량용 운영체제(OS)를 통해 운전자는 목소리만으로 라디오 주파수,CD 음악,내비게이션 등을 조작할 수 있다. '유어 보이스(your voice)'의 약자인 UVO는 일종의 검색 엔진으로 PC로 치면 '윈도'와 같은 역할을 한다. 차량 내 오디오,미디어 기능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예컨대 운전자가 '트랙 2'라고 외치면 별도 버튼 조작없이 원하는 곡이 나온다. 목적지 설정과 변경도 목소리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차세대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정보를 뜻하는 information과 재미를 뜻하는 entertainment의 합성어)' 시스템이다.

UVO는 에쿠스 등 고급 사양 차량에 탑재돼 있는 음성 인식 제어 시스템에 비해 성능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렸다. 최대한 많은 단어와 문장을 차량용 컴퓨터가 인지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의 검색 엔진보다 훨씬 다양한 명령어 목록을 처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별도의 선이 없이도 휴대폰,아이팟 등 모바일 기기를 차량에 연결할 수 있도록 연동성을 높인 것도 장점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차량 기능이 갈수록 복잡해지면서 운전자가 조작해야 할 버튼도 많아지고 있다"며 "운전 외에는 웬만한 기능을 음성만으로 해결하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설명했다.

기아차는 UVO 외에도 6가지 첨단 기술을 선보였다. 시속 290㎞에서도 수신이 가능한 지상파 디지털 모바일 TV△에어백이 터지면 운전자 휴대폰에 신호를 보내 자동으로 응급 서비스에 연결하는 텔레매틱스△운전대에 장착된 진동형 햅틱 스위치△페이스북 등 SNS 서비스에 접속하거나 날씨,뉴스,증권,교통 상황 등의 인터넷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차량용 인터넷 서비스 '위젯'△세계 최초로 9개 주파수 대역을 수신할 수 있는 통합형 차량용 능동 안테나 등이다.

기아차는 이번에 선보인 차량용 IT 시스템을 쏘렌토R(올 하반기 출시 예정) 등 북미 시장용 차량에 우선 장착할 계획이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