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브 9-3 벡터는 GM코리아가 지난해 말부터 가격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선보인 모델 중 하나다.

지난해 11월 부분변경 모델이 국내에 들어오면서 3990만원이던 가격을 3690만원으로 300만원 내렸다.

엔진 출력이 높아지고 17인치 알루미늄휠 등이 추가된 것을 감안하면 가격 인하 폭은 더 크다.

준중형급 동급 수입차에 비해선 500만~1000만원 저렴하다.

주행 성능 면에선 값 이상의 가치를 발휘한다.

배기량 2.0ℓ급 터보엔진의 최고출력은 210마력.구형 모델보다 60마력이나 높아졌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50~160㎞로 달리면서 앞서가는 차량들을 요리조리 제쳐 나갈 때는 사브가 원래 전투기를 만들던 회사에서 분리된 자동차 제조사라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인식할 수 있었다.

고속에서의 코너링도 안정감 있게 이루어졌다.

디자인은 간결함과 실용성을 위주로 하는 스칸디나비안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고급스럽거나 화려한 맛은 없지만 깔끔하고 절제된 멋이 느껴진다.

차량 앞부분에선 사다리꼴을 뒤집어 놓은 모양의 라디에이터그릴과 사다리꼴 모양의 공기흡입구를 대칭 형태로 배치해 역동성을 강조했다.

항공기 날개를 형상화한 것이라는 게 업체 측의 설명이다.

모니터와 오디오 및 공조장치 등이 있는 센터페시아는 운전자를 향해 약간 기울어져 있다.

운전자가 좀더 쉽게 각종 버튼을 조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뒷좌석은 넓지는 않지만 불편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트렁크 공간은 425ℓ로 넉넉한 편이다.

9-3 벡터를 사려는 소비자들을 마지막까지 망설이게 만드는 점은 연비가 될 것 같다.

ℓ당 8.8㎞로 웬만한 대형 승용차보다도 기름이 많이 든다.

시내 구간 주행 때엔 연비가 7㎞대로 떨어진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