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주행 성능과 넓은 실내,안락한 승차감의 3박자를 두루 갖춘 크로스오버 유틸리티 차량(CUV)이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CUV는 '도시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불리며 전세계적으로 '패밀리 차량' 트렌드를 주도하는 추세다.

국내에선 주5일 근무제 정착과 함께 가족 나들이에 안성맞춤인 차량으로 CUV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CUV는 승용차와 SUV의 장점을 결합한 차종이다.그래서 '교차'를 뜻하는 '크로스오버'(Crossover)라는 단어가 붙었다.설계나 구조 면에서는 SUV와 큰 차이가 없다.다만 전통적인 오프로드용 SUV가 남성적인 디자인을 추구하는 데 반해 CUV는 다소 여성적이고 차체도 작은 편이다.승차감이나 편의장치 또한 승용차 못지않다.

국내 첫 CUV를 표방한 차는 2006년 출시된 기아차의 '뉴카렌스'다.LPG 직분사 방식으로 최고출력 136마력(6000rpm)과 최대토크 18.6kg.m(4250rpm)의 성능을 지닌 2.0 LPI 모델과 디젤엔진을 장착해 최대출력 146마력(4000rpm)과 최대토크 32kg.m(2000rpm)의 성능을 지닌 2.0 VGT 모델 등 두 종류가 있다.가격은 1505만~2380만원(이하 부가세 포함).

작년 말 출시된 르노삼성의 'QM5' 역시 매달 2000대 넘게 팔리고 있는 인기 CUV 모델이다.QM5는 국산차로는 처음 선보인 파노라마 선루프(천장 전체를 투명판으로 만든 형태)에 전자식 주차 브레이크,버튼식 스마트키 시스템 등 수입차 수준의 편의장비를 갖췄다.기본가격이 2165만~3180만원이다.

세련된 도심형 레저 차량인 쌍용 '뉴로디우스'는 미니밴(11인승)으로도 분류된다.배기가스를 크게 줄여주는 친환경 'XDi 270' 엔진이 탑재됐다.뉴체어맨에 적용된 멀티링크 서스펜션을 장착해 세단 수준의 승차감과 부드러운 코너링을 구현했다는 평가다.가격은 2679만~3380만원이다.

올 여름께면 기아차가 야심차게 준비 중인 'AM(프로젝트명)'도 출시된다.AM은 국제모터쇼에서 호평받은 컨셉트카 '소울(soul)'의 양산 모델로 CUV 열풍을 이어갈 전망이다.2000cc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CUV는 특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작년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한 혼다의 'CR-V'는 한 해 동안 3861대나 판매됐다.비교적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편의장비가 인기 비결로 꼽힌다.직렬 4기통 2.4ℓ i-VTEC 엔진을 채택했다.170마력에 최대토크 22.4kg.m(4200rpm)의 성능을 자랑한다.2륜구동이 3090만원,4륜구동이 3490만원이다.

인피니티 'FX'는 럭셔리 CUV의 최강자로 불릴 만하다.317마력 4.5ℓ V8 엔진을 탑재한 FX45와 280마력 3.5ℓ V6 엔진을 장착한 F.35의 두 모델로 이뤄져 있다.인피니티 특유의 지능형 4륜구동 시스템을 갖췄다.평소 주행 때는 뒷바퀴에 100% 구동력을 넣다가도 도로 상태에 따라 앞바퀴에 최고 50%까지 힘을 배분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스포츠카와 같이 힘 있는 코너링을 가능케 해주는 이유다.FX35는 6690만원,FX45는 8350만원이다.인피니티가 최근 출시한 '뉴EX35'는 안정성이 돋보이는 CUV 모델이다.주차할 때 차량의 앞뒤와 좌우의 영상 정보를 위에서 내려다보는 것처럼 보여준다.'어라운드 뷰 모니터' 덕분이다.가격은 5470만원.

수입차 업체들은 크로스오버 인기를 타고 올해 CUV 모델을 연이어 내놓을 예정이다.

볼보가 다음 달 2400cc급 디젤엔진을 장착한 '올뉴 XC70'를,포드는 4월께 실용적인 공간활용이 돋보이는 7인승 'S-맥스'를 선보인다.또 푸조는 5월께 자동으로 접히는 뒷시트를 통해 적재공간을 넓혀주는 '207SW 1.6'을,폭스바겐이 올 여름 최대 1510ℓ까지 적재할 수 있는 '티구안' 등을 내놓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