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히 좋은 성적 낼 것"…자신의 첫 안타엔 "2루타 될 뻔했는데"
'형' 김하성, 'MLB 데뷔전' 이정후에 "긴장 풀어주려 말 걸어"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이정후(25·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보다 세 살 많지만, 둘은 절친으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진출 전 둘은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에서 수년간 한솥밥을 먹으며 친한 형, 동생으로 지냈다.

김하성이 MLB에 3년 먼저 진출했지만, 관계는 계속 이어졌다.

팀은 다르지만, 이정후가 빅리그 데뷔전을 치르기 전날 둘은 함께 식사도 했다.

이런 친밀함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둘의 소속팀이 맞붙은 MLB 2024시즌 본토 개막전에서도 나타났다.

빅리그 데뷔전이자, 둘의 MLB 첫 맞대결로서 관심이 쏠린 이날 경기에서 이정후는 샌디에이고 다루빗슈 우를 상대로 5회 첫 안타를 뽑아냈다.

앞선 두 타석에서 삼진과 직선타에 이어 나온 MLB 첫 안타였다.

그러나 이정후는 얼마 못 가 다루빗슈의 견제에 걸려 아웃됐다.

이정후가 다소 의기소침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김하성은 공수가 교대되는 짧은 시간에 이정후 옆을 지나가며 "신경 쓰지 마, 괜찮아"라고 말을 건넸다.

김하성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정후가 첫 안타 뒤 조금 흥분했던 것 같다"며 "나도 그런 걸 겪은 적이 있어 신경 쓰지 말라고, 괜찮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정후에 대한 김하성의 격려는 계속됐다.

이정후의 견제사를 당하면서 5회 초가 끝나고 5회 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공격에서 김하성은 안타를 친 뒤 2루까지 진출했다.

김하성은 2루에 서서 뒤로 돌아본 뒤 또 뭔가 말을 꺼냈다.

2루 바로 뒤에는 중견수인 이정후가 있었다.

김하성은 "정후가 긴장을 안 한다고 해도 MLB 첫 경기다 보니 아무래도 긴장감을 갖고 있을 수 있어서 최대한 풀어주려고 장난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후가 강심장이고 멘털이 좋아 긴장은 안 했을 것 같은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공수 교대나 주자로 나갔을 때 말을 걸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정후도 "견제사당한 후 (하성이) 형이 '신경 쓰지 마'라고 말해 너무 와닿았다.

그 한마디에 바로 신경 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김하성은 이정후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오늘 타격을 보고 정후가 충분히 MLB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좋은 유인구에도 방망이가 나가지 않았고, 공을 맞히는 건 당연히 좋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희생플라이를 만들어 냈다"고 평가했다.

이날 김하성은 이번 시즌 첫 안타를 쳤다.

지난 20∼21일 서울 개막전에서 7타수 무안타에 이어 나온 첫 안타였다.

공은 공교롭게도 중견수인 이정후에게로 갔다.

김하성은 "일단 팀이 이겨서(6-4) 기분이 좋다"며 "경기 시작 전에 (팀에서) 나만 타율이 '0'이었는데, 안타를 하나 쳐서 기분이 좋다"고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정후가) 우중간 쪽에 치우쳐 있었는데, 그렇지 않았더라면 2루타였다"고 웃었다.

이어 "오늘 타석에서 움직임은 괜찮았던 것 같다"며 "첫 안타가 나와서 앞으로 경기에서 꾸준히 잘 칠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