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받는 IOC 성전환 선수 '포용 정책'…정면 비판한 연구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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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몬 기준 기계적 적용 안 하는 IOC 지침 반박…"재검토 촉구"
26인 연구자 "성전환 선수 여성부 출전, 공정·안전과 어긋나" 남성 호르몬 수치를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구체적인 경기력 격차를 살펴봐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성전환 선수 '포용 지침'이 공개적으로 도전을 받았다.
토미 룬드베리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원을 비롯한 스포츠 생리학 연구자 26명은 지난 22일 '스칸디나비안 스포츠 의·과학 저널'에 IOC의 권고안을 비판하는 공동 연구를 발표했다.
'성별 정체성·성 변화 단계에 기반한 IOC의 공정·포용·비차별 지침은 여성 선수들의 공정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논문에서 연구진은 "해당 지침이 과학·의학적 증거와 부합한다는 기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스포츠에 공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IOC가 권고안을 재검토하길 촉구한다.
(성전환 선수가) 생물학적으로 남성으로서 발달한 부분에 대한 포괄적 이해가 포함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성 경기에 성전환 선수를 포함하는 조치는 공정성, 혹은 (여성 선수들의) 안전과 공존할 수 없다는 게 스포츠가 마주한 '불편한 진실'"이라고 덧붙였다.
2004년 5월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IOC는 몇 차례 관련 지침을 내놨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안으로, 각종 경기 단체가 이를 참고해 자체 규정을 만든다.
최근인 2021년 11월 발표한 권고안에서 IOC는 그 이전까지 성전환 선수들에게 적용되던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 기준'을 없앴다.
당시 250명이 넘는 선수, 관계자의 의견을 들었다는 IOC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만으로 경기력이 뛰어날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성전환 선수 출전 규정을 짜려면 호르몬 수치가 아니라 성전환이 실제 '경기력 우위'로 이어졌다는 경험적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게 IOC의 입장이다.
이는 대회 참여를 위해 각종 요법으로 불편을 참으며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해야 했던 성전환 선수들에게 환영받으면서 포용적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남성으로서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된 데 따른 각종 신체적 이점이 여성으로 바꾼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IOC 권고안의 '전제'를 부정했다.
남성 시절 얻은 성전환 선수의 신체 특성을 두고 양측이 정면충돌한 셈이다.
'경기력상 우위'를 함부로 추정해서는 안 된다는 게 IOC 입장이라면, 연구진은 무엇보다도 신체적 우위는 명백하다고 본다.
실제로 남성과 여성은 사춘기부터 근육량, 골밀도를 비롯해 심장, 폐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변하기 시작한다.
연구진은 "IOC의 (성전환 선수의 생물학적) '우위 추정 금지' 원칙은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며 "남성 시절 얻은 우위는 호르몬 요법을 받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남성을 경험했다'는 특성이 실제 경기에서 어느 정도 차이를 만드는지, 호르몬 요법 시 경기력이 여성 선수와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지는지는 논쟁의 영역이다.
과학적으로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성전환 선수의 표본이 워낙 적어 해당 분야의 연구도 좀처럼 진척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연구 역시 골격 등 '신체 특성'에 주목했지, 경기력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신체 능력상 우위가 분명하니 경기력도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일반론적 접근에 가깝다. 연구에 참여한 학자 상당수가 성전환 선수의 여성 경기 참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온 인물이다.
대표 저자인 룬드베리 연구원은 테스토스테론 억제 요법이 근육량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2020년 7·10·15인제 럭비 대표기구 월드 럭비가 세계 최초로 여자부 국제 대회에 성전환 선수 출전을 전면 금지하도록 이끌었다.
그는 2022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마이클 펠프스나 우사인 볼트의 신체처럼 타고난 이점 중 일부는 보상받아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며 "남성이었기 때문에 얻은 이점은 여성들이 절대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전환 선수 출전을 둘러싸고 전 세계적으로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최근 여성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 대학 소속 전현직 여성 선수 16명이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허용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6일 영국 BBC가 발표한 조사에서는 영국 여성 스포츠 선수 70%가량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꾼 선수와 경쟁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성전환 여성으로 국내 최초 공식 체육 대회에 나선 사이클 선수 나화린 씨도 지난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성전환 부문을 신설하지 않는다면 성전환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 모두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성전환 선수와 똑같은 환경에서 경쟁이 여성 선수에게 불공정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취지다. /연합뉴스
26인 연구자 "성전환 선수 여성부 출전, 공정·안전과 어긋나" 남성 호르몬 수치를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않고, 구체적인 경기력 격차를 살펴봐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성전환 선수 '포용 지침'이 공개적으로 도전을 받았다.
토미 룬드베리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과대학 연구원을 비롯한 스포츠 생리학 연구자 26명은 지난 22일 '스칸디나비안 스포츠 의·과학 저널'에 IOC의 권고안을 비판하는 공동 연구를 발표했다.
'성별 정체성·성 변화 단계에 기반한 IOC의 공정·포용·비차별 지침은 여성 선수들의 공정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논문에서 연구진은 "해당 지침이 과학·의학적 증거와 부합한다는 기존 주장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 스포츠에 공정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IOC가 권고안을 재검토하길 촉구한다.
(성전환 선수가) 생물학적으로 남성으로서 발달한 부분에 대한 포괄적 이해가 포함돼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여성 경기에 성전환 선수를 포함하는 조치는 공정성, 혹은 (여성 선수들의) 안전과 공존할 수 없다는 게 스포츠가 마주한 '불편한 진실'"이라고 덧붙였다.
2004년 5월 스톡홀름 합의를 통해 성전환 수술을 받은 선수의 올림픽 출전을 허용한 IOC는 몇 차례 관련 지침을 내놨다.
법적 구속력이 없는 권고안으로, 각종 경기 단체가 이를 참고해 자체 규정을 만든다.
최근인 2021년 11월 발표한 권고안에서 IOC는 그 이전까지 성전환 선수들에게 적용되던 '테스토스테론 혈중 농도 기준'을 없앴다.
당시 250명이 넘는 선수, 관계자의 의견을 들었다는 IOC는 테스토스테론 수치만으로 경기력이 뛰어날 것이라 단정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성전환 선수 출전 규정을 짜려면 호르몬 수치가 아니라 성전환이 실제 '경기력 우위'로 이어졌다는 경험적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는 게 IOC의 입장이다.
이는 대회 참여를 위해 각종 요법으로 불편을 참으며 테스토스테론을 억제해야 했던 성전환 선수들에게 환영받으면서 포용적 정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남성으로서 테스토스테론에 노출된 데 따른 각종 신체적 이점이 여성으로 바꾼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IOC 권고안의 '전제'를 부정했다.
남성 시절 얻은 성전환 선수의 신체 특성을 두고 양측이 정면충돌한 셈이다.
'경기력상 우위'를 함부로 추정해서는 안 된다는 게 IOC 입장이라면, 연구진은 무엇보다도 신체적 우위는 명백하다고 본다.
실제로 남성과 여성은 사춘기부터 근육량, 골밀도를 비롯해 심장, 폐에서 헤모글로빈 수치가 변하기 시작한다.
연구진은 "IOC의 (성전환 선수의 생물학적) '우위 추정 금지' 원칙은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며 "남성 시절 얻은 우위는 호르몬 요법을 받더라도 사라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남성을 경험했다'는 특성이 실제 경기에서 어느 정도 차이를 만드는지, 호르몬 요법 시 경기력이 여성 선수와 경쟁이 가능한 수준으로 떨어지는지는 논쟁의 영역이다.
과학적으로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다.
전 세계적으로 성전환 선수의 표본이 워낙 적어 해당 분야의 연구도 좀처럼 진척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연구 역시 골격 등 '신체 특성'에 주목했지, 경기력을 직접적으로 다루지는 않았다.
신체 능력상 우위가 분명하니 경기력도 큰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일반론적 접근에 가깝다. 연구에 참여한 학자 상당수가 성전환 선수의 여성 경기 참여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온 인물이다.
대표 저자인 룬드베리 연구원은 테스토스테론 억제 요법이 근육량 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2020년 7·10·15인제 럭비 대표기구 월드 럭비가 세계 최초로 여자부 국제 대회에 성전환 선수 출전을 전면 금지하도록 이끌었다.
그는 2022년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마이클 펠프스나 우사인 볼트의 신체처럼 타고난 이점 중 일부는 보상받아 마땅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다"며 "남성이었기 때문에 얻은 이점은 여성들이 절대 얻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성전환 선수 출전을 둘러싸고 전 세계적으로 논쟁이 벌어지는 가운데 최근 여성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 대학 소속 전현직 여성 선수 16명이 성전환 선수의 여성부 대회 출전을 허용한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26일 영국 BBC가 발표한 조사에서는 영국 여성 스포츠 선수 70%가량이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꾼 선수와 경쟁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성전환 여성으로 국내 최초 공식 체육 대회에 나선 사이클 선수 나화린 씨도 지난해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성전환 부문을 신설하지 않는다면 성전환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 모두가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성전환 선수와 똑같은 환경에서 경쟁이 여성 선수에게 불공정으로 다가올 수 있다는 취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