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 신임 의협 회장, "의대정원 감축" 주장하며 강경투쟁 예고
지금까지는 '말로만' 투쟁…"의사들, 정부에 반감 극심해 이번엔 다를 것"
개원의들 '집단행동' 동참하나…2020년 때는 참여율 10% 불과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신임 회장을 중심으로 대정부 투쟁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개원의들이 '총파업' 등 집단행동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개원의들이 집단행동에 돌입한다면 각자 병원을 개설한 자영업자인 이들이 실질적으로 얼마나 '동참'할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0년 의대 증원 반대 투쟁 당시에는 개원의들의 집단휴직 참여가 미미했으나, 이번에는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개원의들 '집단행동' 동참하나…2020년 때는 참여율 10% 불과
◇ 임현택 의협 신임회장 '강경투쟁' 예고…'말로만 투쟁'에서 벗어나나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날 의협 42대 회장으로 선출된 임현택 당선인은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대표적인 '강경파' 인사로, "저출생으로 인해 의대 정원을 오히려 감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당선과 함께 '총파업'을 예고한 상황이다.

면허정지나 소송 등으로 전공의 등 의사들이 다치는 시점에 총파업이 시작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임 당선인의 공식 임기는 오는 5월부터 시작되지만,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손발을 맞춰 의대 증원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만큼 의협 비대위원장을 맡아 이끌어가겠다는 의중도 내비쳤다.

현 의협 비대위원장은 김택우 강원도의사회장이 맡고 있다.

그동안 의협은 전공의의 집단사직과 의대생의 동맹휴학을 적극 지지하는 방식으로 존재감을 드러내 왔다.

서울시의사회가 주최한 궐기대회에 참가하고 매일 브리핑을 열면서 정부를 향한 비판의 발언을 쏟아내 왔으나, 집단행동 자체를 주도하진 않았다.

이에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을 부추기면서, 정작 자신들은 행동이 아닌 '말'로만 투쟁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임 당선인 선출로 의협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외적으로 "강경투쟁"을 선언한 만큼 의협의 영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의협 비대위를 주도하며 모종의 집단행동을 벌이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개원의들 '집단행동' 동참하나…2020년 때는 참여율 10% 불과
◇ 2020년엔 집단휴직 참여율 미미…"이번엔 양상 다를 것"
다만 '총파업'을 선언하더라도, 실질적인 영향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동네의원의 참여율을 대폭 끌어올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의협은 전체 의사를 대표하는 단체이긴 하지만, 대개 동네의원 등 1차 의료기관 의사를 중심으로 활동한다.

의협은 2020년에도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집단휴진을 벌였으나, 휴진율이 6∼10%에 그친 바 있다.

당시 전공의 휴진율이 70∼80%에 달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번에도 2020년과 마찬가지로 동네의원의 참여율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대부분 '개인'인 만큼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그나마도 정상 진료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의사는 "그동안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개원가보다는 늘 전공의가 주도하는 구조였다"며 "새 집행부가 얼마나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020년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미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났고 교수들마저 사직을 예고하면서 동네의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진 만큼, 이들마저 집단행동에 가세할 경우 '작은 규모'라도 파급력이 훨씬 커질 수 있다.

현재 정부에 대한 의사들의 반감이 극으로 치닫고 있어 의협이 주도하는 집단행동 참여율도 높아질 수 있다.

개원의뿐만 아니라 의대생, 전공의는 물론 의대 교수 등까지 지지에 나서면서 세를 과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개원가에서는 야간·주말 진료를 축소하고, 법정 근로시간에 맞춰 주 5일 40시간 근무하는 방식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서울에서 의원을 운영하는 한 의사는 "아직은 진료 현장을 지키고 있지만 전공의에 이어 의대 교수들까지 집단행동에 나선만큼,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며 "만약 의협이 집단행동에 대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제시한다면 적잖은 의사들이 가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