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허위 사실 보도해 개인 명예 훼손하고 가정 파탄"
방심위, MBC 탈북작가 장진성 성폭력 의혹 보도에 '의견진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방송심의소위원회는 26일 탈북작가 장진성 씨의 성폭력 의혹을 제기한 MBC TV '스트레이트'와 'MBC 뉴스데스크'에 대해 중징계를 전제로 한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스트레이트' 2021년 1월 24일 등 방송분과 'MBC 뉴스데스크' 2021년 1월 29일 방송분은 한 탈북 여성의 진술을 토대로 장 작가가 이 여성을 성폭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장 작가는 소송을 제기했고 최근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장 작가의 성폭행 혐의 등에 대해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을 내린 점을 들어 MBC와 보도한 기자 등이 장 작가에게 5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원고들의 스마트폰에서 피고를 협박했다는 문제의 사진이 나오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하면 취재자료의 객관성이 부족했고, 1·2심 판결 후에도 사과방송이 없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에 장 작가는 방심위에 심의를 빨리 재개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장 작가는 최근 입장문에서 "해당 보도로 세계가 알던 반북 작가가 아닌 성폭행범으로 낙인찍혀 살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며 "MBC는 사과방송을 해달라. 방심위는 진실을 바로잡고 MBC를 제재해달라"고 촉구했다.

해당 안건을 단독으로 제의한 류 위원장은 "사회적 파장이 큰 사안이었고 명백한 허위 사실을 제대로 확인도 없이 보도해서 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한 가정을 파탄 나게 한 엄청난 사건이었다"며 "또 당사자가 직접 입장문을 발표했고, 판결에서도 5천만원 배상이라는 이례적인 결과가 나왔다"며 의견진술을 듣자고 밝혔다.

문재완 위원과 이정옥 위원도 의견진술에 동의했다.

다만 야권 추천 윤성옥 위원은 의견진술에는 동의하면서도 위원장 단독 제의 안건으로 심의하는 데 대해 MBC뿐만 아니라 다른 방송사들에 대해서도 앞으로 명예훼손 사안에 대해 대법원에서 승소한 사례가 발생하면 신속 심의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심위는 이밖에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방문 당시 불거진 '자막 논란'과 관련해 자사에 유리한 내용을 방송했다는 민원이 제기된 MBC TV 'MBC 뉴스데스크'(1월 12일)에 대해서도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한일 정상회담 때 윤석열 대통령이 일장기에 경례했다고 앵커가 언급했다가 사과한 KBS 1TV '사사건건'(2023년 3월 16일)에 대해서는 행정지도인 '권고'를 의결했다.

방심위 결정은 '문제없음', 행정지도 단계인 '의견제시'와 '권고', 법정 제재인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나 관계자 징계', '과징금'으로 구분된다.

법정 제재부터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시 감점 사유로 적용돼 중징계로 인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