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조직 형태로 수금단계 거쳐 가며 추적 회피…11명에게 3억여원 가로채

점조직 형태의 1∼3차 수금책까지 거쳐 가며 10여 명의 피해자에게 수억 원을 가로챈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수억원대 전화금융사기 일당 9명 송치…중국 총책 인터폴 수배
경기 평택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중국 국적의 40대 수금책 A씨 등 6명을 구속하고, 20대 한국인 1차 수금책 B씨 등 2명과 중국인 송금책 1명을 불구속 입건해 총 9명을 검찰에 송치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이들을 모집하고 범행을 지시한 중국인 총책 C씨의 신원을 특정해 인터폴에 수배를 내린 상태다.

이들은 지난 1월 26일부터 이달 7일까지 수사기관과 금융기관을 사칭해 11명으로부터 16차례에 걸쳐 3억4천90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C씨는 피해자 명의로 대포통장이 발행됐다거나 싼 이자로 대환 대출을 해 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인 뒤, 고액 알바를 미끼로 채용한 1차 수금책들을 보내 현금을 건네받도록 했다.

비교적 체포 가능성이 높은 1차 수금책들은 일부러 내국인을 채용했으며, 건설사 관련 업무인 것처럼 속이기 위해 일정 기간 건물 사진을 찍어오는 등의 간단한 심부름을 시켜가며 의심을 피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건네받은 현금은 곧바로 2차, 3차 수금책에게 차례로 전달됐다.

이들은 서로 모르는 사이이며, 텔레그램을 통한 C씨의 지시하에 대면 없이 주로 '던지기' 수법으로 현금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국내 환전소에 도착한 피해 금액은 다른 자금들과 이리저리 섞인 채 중국에 있는 C씨 손아귀로 넘어갔다.

피해자 중 1명인 40대 여성은 수사기관을 사칭한 이들의 말에 속아 3차례에 걸쳐 1억원을 건넨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22일 피해자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탐문 및 통신 수사를 통해 이들을 차례로 검거했다.

아울러 검거 과정에서 수거책들로부터 자금 8천200여만원을 추가 압수, 피해자를 확인해 반환 조치했다.

수억원대 전화금융사기 일당 9명 송치…중국 총책 인터폴 수배
또 이들이 국내에 환전소 형태의 사무실을 운영하는 정황을 포착, 현장을 급습해 보관 중인 2억7천만원을 회수했다.

이 돈은 피해자 확인을 거쳐 순차적으로 반환할 예정이다.

경찰은 올해부터 조직개편을 통해 전화금융사기 사건 수사를 형사과로 일원화해 수사역량을 모으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과 금융기관에선 어떠한 경우에도 직접 피해자를 찾아가 현금을 수거하는 일이 없다"며 "이런 전화를 받는 경우 반드시 경찰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