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zine] 근대문화도시 군산 ② 레트로 감성과 재생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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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에는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는 이색적인 공간이 많다.
비탈진 골목 마을, 철길마을, 우체통거리, 영화의 배경으로 쓰였던 사진관 등이 자리한다.
여행지에서 빼놓으면 아쉬운 것이 먹을거리다.
짬뽕거리는 물론이고 시장 옆 순대국밥거리도 찾아볼 수 있다.
◇ 말랭이마을과 철길마을 신흥동 말랭이마을은 경사진 곳에 있다.
'말랭이'는 산비탈을 의미하는 전라도 방언이다.
과거에는 판잣집, 초가지붕 집이 많았다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깔끔한 주택과 벽화가 눈에 들어왔다.
벽화는 낙서하는 어린이의 뒷모습, 운행하는 버스와 교복 입은 학생들, 교실 풍경, '가화만사성'이라는 액자가 보이는 가정의 식사하는 모습 등을 담고 있다.
마을 맨 위에 있는 도로까지 올라갔더니 옛 주택과 거리의 풍경을 담은 기다란 벽화가 펼쳐져 있다.
마을에는 동네책방, 추억전시관, 영화관 등 둘러볼 만한 곳이 꽤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이제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을 활용한 곳이다.
철길마을에 들어서기 전부터 인근 거리에 교복 대여점, 추억의 과자 판매점 등의 상호가 보였다.
철길을 따라 들어가 보니 양쪽에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천천히 걷다 보면 벽면에 붙어있는 옛 교과서 표지, 교복 입은 마네킹 등이 보인다.
방문객들은 가게 안에서 달고나를 만들어 먹거나 복고풍의 가게 또는 기관차 모양의 시설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 추억의 '초원사진관'과 우체통거리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석규, 심은하 주연으로 1998년 개봉됐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사진사와 주차 단속요원의 짧은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초원사진관은 이 영화의 촬영장소였다.
당시 제작팀이 주인의 허락을 받아 본래의 차고를 사진관으로 개조했다고 한다.
촬영이 끝난 뒤 사진관은 철거됐지만, 군산시에서 이를 복원해 현재 관광객을 받고 있다.
사진이 걸려있는 외관과, 초록색과 빨간색의 사진관 간판에서부터 옛정서가 느껴진다.
내부에도 영화 관련 사진과 전시물이 배치돼 있다.
관광객들이 내부, 외부 할 것 없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군산의 대표 명소 중 하나라는 설명이 실감 났다.
군산에는 우체통거리가 있다.
이곳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벽면에 우체통들이 붙어있는 이색 건물을 만날 수 있다.
거리 곳곳 안내판에서 한국, 아시아, 유럽, 미주 지역의 다양한 우체통 모양을 발견할 수 있다.
호기심이 일어 자세히 살펴봤다.
한국의 우체통은 조선 후기, 일제 강점기, 광복 이후 등으로 시대를 구분해 뒀다.
꽤 길게 펼쳐진 우체통거리를 따라 걸었더니 군산우체국이 나왔다.
우체통거리는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조성됐다고 한다.
거리 안내판에는 전라도 일대 폐우체통 40개를 수거해 예술가들의 재능 기부로 탄생한 거리라고 적혀 있다.
◇ 짬뽕거리부터 순대국밥거리까지 군산하면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가 짬뽕이다.
이곳에는 짬뽕 특화 거리가 있다.
이 거리의 여러 중국 음식점 중 가장 오래됐다는 '빈해원'을 찾았다.
홍합, 오징어, 양배추가 들어있는 짬뽕을 먹었다.
내부의 오래된 듯한 붉은 장식물이 눈에 띄었다.
이번에는 현존하는 국내 빵집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이성당'을 방문했다.
단팥빵과 야채빵 등이 유명하다.
방문했을 때는 사람들이 제법 많아 계산하기 위해 긴 줄이 생겼다.
군산에서 좀 더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해산물 돌솥밥 식당에선 갈치조림이 다른 반찬과 함께 나왔다.
소고기뭇국으로 유명한 식당에선 어린 시절 맛봤던 음식을 떠올리며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하게 먹었다.
군산에서 맛본 음식들은 대중적인 백반, 콩나물국밥 등을 포함해 대부분 자극적이지 않고 맛깔스러웠다.
취재팀은 시장도 둘러보기로 했다.
상가들로 구성된 신영시장을 방문했다.
시장 뒤편에선 박대를 널어 말리고 있었다.
군산의 특산물인 박대는 비린 맛이 덜하고 담백한 생선이다.
시장 근처에는 순대국밥 거리가 있다.
한 곳에 들러 양념이 가득 들어간 국밥을 시켰다.
마침 점심때여서 손님들이 테이블을 거의 채웠고 음식의 열기와 두런두런 얘기하는 소리가 어울려 따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 시대가 교차하는 도시
군산에는 근대문화와 관련된 건축물도 많고, 1970~1990년대 레트로 감성의 볼거리도 다양하다.
현재의 거리를 거닐다 보면 시대가 교차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내에는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신흥동 일본식 가옥 등도 있다.
군산 출신 작가 채만식(1902∼1950)의 소설 '탁류'를 소재로 한 벽화가 보이기도 했다.
말랭이마을과 철길마을, 우체통거리 등은 또 다른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군산에서 섬의 자연풍광을 보고 싶다면 고군산군도를 가 볼 수도 있다.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구성됐다.
이 중 본래 군산도로 불렸던 선유도는 신선이 놀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취재팀이 방문했던 선유도 해수욕장에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3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
비탈진 골목 마을, 철길마을, 우체통거리, 영화의 배경으로 쓰였던 사진관 등이 자리한다.
여행지에서 빼놓으면 아쉬운 것이 먹을거리다.
짬뽕거리는 물론이고 시장 옆 순대국밥거리도 찾아볼 수 있다.
◇ 말랭이마을과 철길마을 신흥동 말랭이마을은 경사진 곳에 있다.
'말랭이'는 산비탈을 의미하는 전라도 방언이다.
과거에는 판잣집, 초가지붕 집이 많았다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깔끔한 주택과 벽화가 눈에 들어왔다.
벽화는 낙서하는 어린이의 뒷모습, 운행하는 버스와 교복 입은 학생들, 교실 풍경, '가화만사성'이라는 액자가 보이는 가정의 식사하는 모습 등을 담고 있다.
마을 맨 위에 있는 도로까지 올라갔더니 옛 주택과 거리의 풍경을 담은 기다란 벽화가 펼쳐져 있다.
마을에는 동네책방, 추억전시관, 영화관 등 둘러볼 만한 곳이 꽤 있다.
경암동 철길마을은 이제는 기차가 다니지 않는 철길을 활용한 곳이다.
철길마을에 들어서기 전부터 인근 거리에 교복 대여점, 추억의 과자 판매점 등의 상호가 보였다.
철길을 따라 들어가 보니 양쪽에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천천히 걷다 보면 벽면에 붙어있는 옛 교과서 표지, 교복 입은 마네킹 등이 보인다.
방문객들은 가게 안에서 달고나를 만들어 먹거나 복고풍의 가게 또는 기관차 모양의 시설물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었다.
◇ 추억의 '초원사진관'과 우체통거리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는 한석규, 심은하 주연으로 1998년 개봉됐다.
삶이 얼마 남지 않은 사진사와 주차 단속요원의 짧은 만남을 그린 작품이다.
초원사진관은 이 영화의 촬영장소였다.
당시 제작팀이 주인의 허락을 받아 본래의 차고를 사진관으로 개조했다고 한다.
촬영이 끝난 뒤 사진관은 철거됐지만, 군산시에서 이를 복원해 현재 관광객을 받고 있다.
사진이 걸려있는 외관과, 초록색과 빨간색의 사진관 간판에서부터 옛정서가 느껴진다.
내부에도 영화 관련 사진과 전시물이 배치돼 있다.
관광객들이 내부, 외부 할 것 없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었다.
군산의 대표 명소 중 하나라는 설명이 실감 났다.
군산에는 우체통거리가 있다.
이곳의 골목길을 걷다 보면 벽면에 우체통들이 붙어있는 이색 건물을 만날 수 있다.
거리 곳곳 안내판에서 한국, 아시아, 유럽, 미주 지역의 다양한 우체통 모양을 발견할 수 있다.
호기심이 일어 자세히 살펴봤다.
한국의 우체통은 조선 후기, 일제 강점기, 광복 이후 등으로 시대를 구분해 뒀다.
꽤 길게 펼쳐진 우체통거리를 따라 걸었더니 군산우체국이 나왔다.
우체통거리는 도시재생 사업의 하나로 조성됐다고 한다.
거리 안내판에는 전라도 일대 폐우체통 40개를 수거해 예술가들의 재능 기부로 탄생한 거리라고 적혀 있다.
◇ 짬뽕거리부터 순대국밥거리까지 군산하면 떠오르는 음식 중 하나가 짬뽕이다.
이곳에는 짬뽕 특화 거리가 있다.
이 거리의 여러 중국 음식점 중 가장 오래됐다는 '빈해원'을 찾았다.
홍합, 오징어, 양배추가 들어있는 짬뽕을 먹었다.
내부의 오래된 듯한 붉은 장식물이 눈에 띄었다.
이번에는 현존하는 국내 빵집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이성당'을 방문했다.
단팥빵과 야채빵 등이 유명하다.
방문했을 때는 사람들이 제법 많아 계산하기 위해 긴 줄이 생겼다.
군산에서 좀 더 다양한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해산물 돌솥밥 식당에선 갈치조림이 다른 반찬과 함께 나왔다.
소고기뭇국으로 유명한 식당에선 어린 시절 맛봤던 음식을 떠올리며 고춧가루를 넣어 얼큰하게 먹었다.
군산에서 맛본 음식들은 대중적인 백반, 콩나물국밥 등을 포함해 대부분 자극적이지 않고 맛깔스러웠다.
취재팀은 시장도 둘러보기로 했다.
상가들로 구성된 신영시장을 방문했다.
시장 뒤편에선 박대를 널어 말리고 있었다.
군산의 특산물인 박대는 비린 맛이 덜하고 담백한 생선이다.
시장 근처에는 순대국밥 거리가 있다.
한 곳에 들러 양념이 가득 들어간 국밥을 시켰다.
마침 점심때여서 손님들이 테이블을 거의 채웠고 음식의 열기와 두런두런 얘기하는 소리가 어울려 따듯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 시대가 교차하는 도시
군산에는 근대문화와 관련된 건축물도 많고, 1970~1990년대 레트로 감성의 볼거리도 다양하다.
현재의 거리를 거닐다 보면 시대가 교차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시내에는 일본식 사찰인 동국사, 신흥동 일본식 가옥 등도 있다.
군산 출신 작가 채만식(1902∼1950)의 소설 '탁류'를 소재로 한 벽화가 보이기도 했다.
말랭이마을과 철길마을, 우체통거리 등은 또 다른 감성을 불러일으켰다.
군산에서 섬의 자연풍광을 보고 싶다면 고군산군도를 가 볼 수도 있다.
16개의 유인도와 47개의 무인도로 구성됐다.
이 중 본래 군산도로 불렸던 선유도는 신선이 놀았다 하여 이름 붙여진 곳이다.
취재팀이 방문했던 선유도 해수욕장에는 추운 날씨 속에서도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 이 기사는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24년 3월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