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 인원 3배 늘 텐데"…증원 발표에 의대 교수들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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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의대 교수 "분반수업 불가피…지방은 '교수 인력난'도 우려"
"앞으로 교수들이 평소의 3배나 되는 의대생들을 데리고 임상 실습을 해야 할 겁니다.
엄두도 나지 않고 참 걱정입니다.
" 김대중 아주대 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대별 정원 배정 결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발표된 정부안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아주대 의대의 경우 내년도 정원이 기존 40명에서 120명으로 늘어난다.
당장 내년부터 이전보다 3배 늘어난 신입생을 대상으로 강의와 실습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아주대 의대 교수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이 대학 교수들은 앞으로 어떻게 학사 운영을 해야 할지 여러모로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교수들은 일단 신입생을 2개 반으로 나눠 교육하는 방식의 분반제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인원을 수용할 경우 진도를 제대로 나가기 어렵고 교육의 질도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이다.
김 교수는 "의대 특성상 다른 학과에 비해 유급 인원이 많은 만큼 실제로는 정원인 120명보다 더 많은 학생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70여명씩 2개 반을 편성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수들 가운데서는 실습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임상 실습 과정에서는 교수가 학생들과 아침부터 회진을 돌고 외래 진료방·수술실에 데리고 들어가 교육하는 등 바쁜 일정이 반복된다"며 "학생 수가 많이 늘어난 탓에 과부하가 걸리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물론 각 대학이 교수 채용을 확대한다면 이 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 몇몇 지방 의대의 경우 개원가로 이탈하는 교수가 늘어나면서 '교수 구인난'에 시달리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김 교수는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전문의가 다수인 만큼 향후 교수 증원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이 많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정부가 최근 비수도권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린 상황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학가에서는 27년 만에 이뤄진 의대 증원이 장기적으로는 국내 의대 교수진의 역할과 근무 형태를 일부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의대 교수진은 크게 연구에 임하는 기초의학 교수와 주로 진료에 집중하며 연구도 병행하는 임상의학 교수로 나뉜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이들이 교육에 할애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연구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이전까지는 많은 의대 교수가 연구 업적을 세워 대학이 국책 연구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신입생 정원이 크게 늘어난 의대에서는 교수가 이런 업무 형태에도 분명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도기 상황에서 학교를 떠나는 교수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며 "앞으로 각 의대가 교수들을 어떻게 설득해 학교에 남아있게 할지가 굉장히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
"앞으로 교수들이 평소의 3배나 되는 의대생들을 데리고 임상 실습을 해야 할 겁니다.
엄두도 나지 않고 참 걱정입니다.
" 김대중 아주대 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는 2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의대별 정원 배정 결과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최근 발표된 정부안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 아주대 의대의 경우 내년도 정원이 기존 40명에서 120명으로 늘어난다.
당장 내년부터 이전보다 3배 늘어난 신입생을 대상으로 강의와 실습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자 아주대 의대 교수들은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시에 이 대학 교수들은 앞으로 어떻게 학사 운영을 해야 할지 여러모로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교수들은 일단 신입생을 2개 반으로 나눠 교육하는 방식의 분반제를 도입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번에 지나치게 많은 인원을 수용할 경우 진도를 제대로 나가기 어렵고 교육의 질도 저하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이다.
김 교수는 "의대 특성상 다른 학과에 비해 유급 인원이 많은 만큼 실제로는 정원인 120명보다 더 많은 학생을 감당해야 할 것"이라며 "70여명씩 2개 반을 편성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특히 교수들 가운데서는 실습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임상 실습 과정에서는 교수가 학생들과 아침부터 회진을 돌고 외래 진료방·수술실에 데리고 들어가 교육하는 등 바쁜 일정이 반복된다"며 "학생 수가 많이 늘어난 탓에 과부하가 걸리진 않을지 걱정"이라고 했다.
물론 각 대학이 교수 채용을 확대한다면 이 같은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의료계에서는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떨어지는 비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최근 몇몇 지방 의대의 경우 개원가로 이탈하는 교수가 늘어나면서 '교수 구인난'에 시달리는 사례가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김 교수는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는 전문의가 다수인 만큼 향후 교수 증원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이 많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겠느냐"며 "정부가 최근 비수도권 의대 정원을 크게 늘린 상황에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학가에서는 27년 만에 이뤄진 의대 증원이 장기적으로는 국내 의대 교수진의 역할과 근무 형태를 일부 바꿀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의대 교수진은 크게 연구에 임하는 기초의학 교수와 주로 진료에 집중하며 연구도 병행하는 임상의학 교수로 나뉜다.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이들이 교육에 할애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연구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김 교수는 "이전까지는 많은 의대 교수가 연구 업적을 세워 대학이 국책 연구비를 확보하는 데 기여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신입생 정원이 크게 늘어난 의대에서는 교수가 이런 업무 형태에도 분명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도기 상황에서 학교를 떠나는 교수들이 늘어날 수도 있다"며 "앞으로 각 의대가 교수들을 어떻게 설득해 학교에 남아있게 할지가 굉장히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