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감사 착수…2018년 당시 검증단 작성 기록 조사 중
감사원, 9·19 군사합의 북한 GP 불능화 부실검증 의혹 감사
감사원이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북한이 파괴한 북한군 최전방 감시초소(GP)에 대한 우리 측의 불능화 검증이 부실하게 진행됐다는 의혹과 관련해 감사에 착수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감사원과 국방부에 따르면 전직 군 장성 모임인 '대한민국수호예비역장성단'의 북한 GP 불능화 검증 부실 의혹에 대한 감사 청구에 따라 감사원 특별조사국은 지난 18일부터 국방부 등을 상대로 감사에 들어갔다.

남북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8년에 체결한 9·19 군사합의에 따라 비무장지대(DMZ) 내 GP 10개씩을 파괴하고, 1개씩은 원형을 보존하면서 병력과 장비를 철수시킨 뒤 상호 현장검증을 실시했다.

당시 군 당국은 북한군 GP 1개당 7명씩 총 77명으로 검증단을 파견해 현장 조사를 했고, 북한군 GP가 완전히 파괴됐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이 작년 11월 23일 9·19 합의 전면 파기를 선언한 이후 빠른 속도로 파괴 GP 복원에 나서면서 당시 GP 지하시설은 보존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월 10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GP 파괴) 당시 북한은 위에 보이는 감시소만 파괴하고 나머지 지하시설은 손을 안 댄 것으로 보인다"면서 "수리하면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정도"라며 문 정부의 GP 불능화 부실 검증 의혹을 제기했다.

신 장관은 북한 파괴 GP의 지하시설이 보존돼 있다고 판단하는 근거를 묻자, "(북한이 병력을 GP에) 바로 투입했다는 것은 지하에 지낼 수 있는 시설이 있다는 것 아니겠냐"며 "다 파괴했다면 지금 다시 공사를 해야 하는데 공사 징후는 없다"고 답했다.

국방부는 당시 북한군 파괴 및 철수 GP를 방문한 우리측 검증단이 작성한 문서 등을 감사원에 제출했고, 국방부로 파견된 감사원 특별조사국 소속 감사관들이 관련 기록을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북한군 파괴 GP 현장검증 때 지하시설의 파괴 여부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했고, 따라서 불능화에 대한 의구심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검증단의 보고가 있었지만 묵살됐다는 의혹에 대해 집중적으로 점검할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