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도 대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동참 문제엔 "국내산업 고려도 필요"
조태열, 한미방위비협상 관련 "설득에 유리한 조건서 할수있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21일 한미가 조만간 착수할 차기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과 관련해 "얼마든지 대미 설득에 유리한 조건에서 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TV에 출연해 "유럽에 대한 미국의 불만과 비교할 때 우리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2% 이상을 그동안 방위비로 써왔다"며 이같이 내다봤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하겠다고 공약했지만 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나라가 아직 많다.

미 공화당의 대선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점을 들어 나토 동맹국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조 장관은 "주한미군의 주둔에 안정적인 여건을 조성한다는 것,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굳건히 유지한다는 것 등 기본적인 목표가 있다"며 "이를 달성할 수 있는 합리적 수준에서 협의에 임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조 장관은 미국이 한국 등 동맹국을 상대로 대(對)중국 반도체 수출통제 동참 요구를 강화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제가 (지난달) 미국에 가서도 이런 문제들이 여러 부분에서 논의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반도체 장비 부분에선 미국이나 유럽에 비교할 때 기술 수준이 앞서 있지 않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도 높지 않다"며 "여러 측면에서 우리 국내 산업에 대한 고려도 굉장히 필요하다.

그런 점들을 강조하고 왔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중국 관계도 신경을 써야 하니 그런 면에서 긴밀히 (미국과) 협조해 대응해 나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에서 활동하던 한국인 선교사가 간첩 혐의로 현지 당국에 체포돼 구금된 데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한러) 정부 간에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어떻게 효과적으로 영사조력을 할 수 있을지 등에 초점을 맞춰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이종섭 주(駐)호주 대사가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을 위해 귀국한 데 대해선 "6∼7개 주요 방산협력 대상국 공관장들은 따로 먼저 모여서 긴밀하고 심도 있게 협의할 필요가 있다는 방침에 따라 날짜가 정해져서 귀국하게 된 것"이라는 정부의 기본 입장을 되풀이했다.

이 대사는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등 6개국 대사의 방산협력 회의 참석차 귀국했다.

전 세계 공관장이 모두 모이는 연례 재외공관장회의가 어차피 다음 달 말에 예정돼 있고, 이때 방산협력을 논의하는 세션도 마련되기 때문에 이번 6개국 대사의 별도 회의가 개최된 배경에 의문이 일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