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서울에도…클레어 퐁텐 첫 한국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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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개인전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미술전 주제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로 인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예술가 집단 클레어 퐁텐이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클레어 퐁텐의 개인전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는 22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개최된다.
클레어 퐁텐은 영국 미술가 제임스 손힐, 이탈리아 이론가 풀비아 카르네발레 부부가 2004년 설립한 예술가 집단이다.
이들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질된 현대 예술에 반발해 레디메이드 개념을 활용해왔다.
레디메이드는 기성품을 이용한 조형 방법론이다.
남성용 소변기를 가져다 놓고 '샘'(Fountaion)이라는 이름을 붙인 마르셀 뒤샹의 조각이 대표적이다.
20년째 이민자,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주목해 다양한 작업을 해왔으며, 대표작은 2004년부터 만들어온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시리즈다.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네온사인을 여러 언어로 번역해 배치한 시리즈물로, 이 작품 제목이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주제로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총 60여개 언어로 번역됐는데, 언어별 맥락을 일일이 고려해 진행한다.
카르네발레 작가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번역 과정을 설명하며 "독일어 버전을 작업할 때 고민이 있었는데, 특수한 역사적 맥락 때문에 독일에서는 '외국인'이 그냥 외국에서 온 사람이 아니고 그 이상의 의미를 함의하고 있었다"며 "이를 고려해 '스트레인저'(이방인)로 번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작업한 모든 언어 버전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설치할 예정이다.
내용은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바티칸관에서도 전시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시리즈 중 영어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한국어 버전 4점을 만나볼 수 있다.
거리의 광고판으로 주로 쓰이는 라이트박스를 활용한 작품도 여러 점 선보인다.
강자가 약자를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저지르는 과도한 통제, 가부장적인 억압을 꼬집은 페미니즘 작품 '보호', 불타오르는 지구를 형상화한 '오직 4도'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깨진 아이폰으로 들여다보는 것을 형상화해 작품 표면에 크고 작은 금을 그어놨다.
전시장 바닥에는 레몬 모형이 굴러다니는 데 이 역시도 작품이다.
작가는 그저 바닥에 놓여 있을 뿐이지만 우리가 걸어 다닐 때마다 발에 채면서 거추장스럽게 만드는 레몬 모형들에 '이민자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안소연 아뜰리에 에르메스 아티스틱 디렉터는 "레몬이 보기에는 좋은데 막상 먹을 수는 없는 쓸모없는 존재라는 의미도 있고, 남부 이민자를 뜻하기도 한다"며 작품 속 함의를 설명했다.
전시는 6월 9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미술전 주제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로 인해 전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예술가 집단 클레어 퐁텐이 한국에서 첫 개인전을 연다.
클레어 퐁텐의 개인전 '아름다움은 레디메이드'는 22일부터 서울 강남구 신사동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개최된다.
클레어 퐁텐은 영국 미술가 제임스 손힐, 이탈리아 이론가 풀비아 카르네발레 부부가 2004년 설립한 예술가 집단이다.
이들은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변질된 현대 예술에 반발해 레디메이드 개념을 활용해왔다.
레디메이드는 기성품을 이용한 조형 방법론이다.
남성용 소변기를 가져다 놓고 '샘'(Fountaion)이라는 이름을 붙인 마르셀 뒤샹의 조각이 대표적이다.
20년째 이민자, 여성 등 사회적 약자에 주목해 다양한 작업을 해왔으며, 대표작은 2004년부터 만들어온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시리즈다.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라는 네온사인을 여러 언어로 번역해 배치한 시리즈물로, 이 작품 제목이 올해 베네치아 비엔날레 주제로 선정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총 60여개 언어로 번역됐는데, 언어별 맥락을 일일이 고려해 진행한다.
카르네발레 작가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번역 과정을 설명하며 "독일어 버전을 작업할 때 고민이 있었는데, 특수한 역사적 맥락 때문에 독일에서는 '외국인'이 그냥 외국에서 온 사람이 아니고 그 이상의 의미를 함의하고 있었다"며 "이를 고려해 '스트레인저'(이방인)로 번역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작업한 모든 언어 버전을 베네치아 비엔날레에 설치할 예정이다.
내용은 아직 공개할 수 없지만 바티칸관에서도 전시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외국인은 어디에나 있다' 시리즈 중 영어와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한국어 버전 4점을 만나볼 수 있다.
거리의 광고판으로 주로 쓰이는 라이트박스를 활용한 작품도 여러 점 선보인다.
강자가 약자를 보호한다는 미명 아래 저지르는 과도한 통제, 가부장적인 억압을 꼬집은 페미니즘 작품 '보호', 불타오르는 지구를 형상화한 '오직 4도'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깨진 아이폰으로 들여다보는 것을 형상화해 작품 표면에 크고 작은 금을 그어놨다.
전시장 바닥에는 레몬 모형이 굴러다니는 데 이 역시도 작품이다.
작가는 그저 바닥에 놓여 있을 뿐이지만 우리가 걸어 다닐 때마다 발에 채면서 거추장스럽게 만드는 레몬 모형들에 '이민자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안소연 아뜰리에 에르메스 아티스틱 디렉터는 "레몬이 보기에는 좋은데 막상 먹을 수는 없는 쓸모없는 존재라는 의미도 있고, 남부 이민자를 뜻하기도 한다"며 작품 속 함의를 설명했다.
전시는 6월 9일까지 이어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