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타임스, 첨단산업에 대한 국가지원 강화추세 분석
미중경쟁 가열 예고…미, '불공정관행' 비판하다 따라가기
"중국 기술패권 도전 3대 키워드는 AI·전기차·스마트폰"
인공지능(AI)과 전기차, 스마트폰을 앞세워 미국의 기술 패권에 도전하려는 중국의 움직임이 속도를 더해가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작년 9월 신산업 선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로운 질적 생산력(新質生産力)'을 형성하자고 말했다.

여기서 비롯된 '새로운 생산력 개발'이란 슬로건 아래 중국은 최근 들어 자국 첨단산업 기업들에 대한 직간접적 지원을 더욱 확대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주 자국 인터넷 기업 바이두를 시찰하면서 인공지능(AI)이 새로운 질적 생산력의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고, 인민해방군은 최근 열린 전국인민대표회의에서 'AI, 무인기술, 항공, 사이버스페이스 등 새로운 질적 생산력이 현대전에서 갖는 중요성'을 언급했다.

중국은 후발주자이면서도 막대한 정부 보조금을 자국 기업들에 전략적으로 지원, 일부 첨단산업 분야에서 선진국을 추월한 상태다.

예컨대 최근 급격히 성장해 세계 1위 전기차업체로 올라선 BYD(比亞迪·비야디)는 2년 전만 해도 무명에 가까웠던 기업이다.

1990년대만 해도 자동화 대신 값싼 노동력에 의존해 휴대폰 배터리 등을 제조하던 이 회사는 전기차로 사업영역을 확대한 이후 세금혜택과 보조금 지급 등 정부 지원에 힘입어 테슬라와 도요타를 위협하는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다.

이 과정에서 중국 선전시는 시내에서 영업하는 택시 2만대를 전량 BYD제 전기차로 바꾸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스마트폰, 반도체, 전자장비 생산 등 분야에서 이미 선도적 지위에 오른 중국이 기술패권 경쟁에 박차를 가한다면 '중국의 불공정한 경제 관행'을 둘러싼 서방과의 분쟁이 더욱 첨예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자유시장경제 원칙이 적용되는 서방 기업들은 정책적 지원은 물론 각종 보조금과 저리 대출, 정부의 환율 개입 등 혜택을 받는 중국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처지에 놓일 수밖에 없어서다.

실제 중국은 태양광 산업에 대한 대규모 보조금과 물량공세로 지난 10여년간 외국 경쟁기업들을 잇따라 고사시켜 현재는 세계 태양광 패널 공급량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맞서 미국은 관세와 제재 카드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 시도 중이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 행정부 시절 중국산 상품을 겨냥한 고율 관세를 도입한데 이어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는 반도체 장비의 대중 수출을 통제하는 등 각종 제재를 잇따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더해 20일에는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에 반도체법상 최대 규모인 195억달러(약 26조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히는 등 중국의 자국기업 보조금 지원에 맞불을 놓으며 전방위적인 경쟁을 펼치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