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힘·진보·무소속 혼전 속 '변수'로 등장
'천하람 지지 표' 어디로 가나…심란해진 순천 표심
개혁신당 천하람 변호사가 전남 순천 선거구에 불출마하고 비례대표 후보로 나서기로 하면서 복잡한 지역 선거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천 변호사가 개혁신당 비례대표 후보로 배치된 20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 상당한 지지층을 형성해 온 천 변호사 측 표심이 어디로 갈지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천 변호사는 4년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후보로 나와 낙선하고, 이번 총선을 준비하며 지역 민심을 다져왔다.

지난해 3월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이준석 사단'으로 존재감을 보였고, 여당 인사로 지역 현안을 챙겨오며 '인물'로서 지역민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더불어민주당 텃밭에서 당을 떠나 인물에 주목해온 순천 민심은 천 변호사의 존재감에 주목해왔다.

천 변호사도 지역의 인물이 되겠다며 총선에 나와 선택을 받겠다고 해왔다.

하지만 지역구 당선이 현실적으로 어렵고, 국회 입성자가 필요한 당의 입장 등이 맞물려 순천 출마를 접고 비례로 국회 입성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천 변호사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당의 전략적 차출이지만, 순천에 출마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순천이 마땅히 가져야 했던 두 번째 국회의원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지역의 관심은 천 변호사가 '반(反)민주당'과 젊은 층 표심을 일정 부분 끌어왔다는 점에서 이들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에 쏠린다.

특히 민주당, 국민의힘, 진보당, 무소속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순천 선거 구도가 어떻게 변화할지 주목된다.

천 변호사로 향한 표심이 '반민주당' 표로 결집할지, 구심점을 잃고 여러 곳으로 흩어질지, 민주당 지지세를 더욱 공고하게 할지 등에 대한 관측이 엇갈린다.

민주당은 공천 혼란 등으로 흔들린 지지 표심이 '반민주당'으로 쏠리는 것을 차단하고 텃밭 표심을 다시 끌어오는 데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민주당에서는 김문수 후보가 치열한 경선 끝에 승리했지만, 공천자가 중간에 교체되는 등 혼란을 겪으면서 지지세를 온전히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 등 다른 당은 '반민주당' 표를 끌어와 민주당과의 대결 구도를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순천을 호남 전략지로 선택하고 공을 들여온 국민의힘에서는 김형석 전 통일부 차관이 나와 민주당에 맞서고 있다.

진보당에서는 김성수 전남도당 위원장이 노동자 등 전통 지지 기반을 중심으로 민주당과의 대결 구도를 만들고 있다.

여론조사에서 줄곧 선두권을 형성했지만 민주당에서 경선 기회조차 받지 못한 신성식 전 검사장도 무소속으로 출마해 '반민주당' 표심에 호소하고 있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천하람의 표는 당이 아닌 인물로서 선택한 것"이라며 "갈길 잃은 표심이 민주당 지지로 향할지, 반민주당으로 결집할지 쉽게 예측이 어렵지만,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