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 제주시 전농로·장전리 벚꽃 축제 개최
일조시간 적어 늦은 개화…예측 빗나갔지만 "계획대로"

올해 제주의 벚꽃축제에서는 흐드러지게 핀 벚꽃을 보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벚꽃 없는 벚꽃축제' 될 판…"벚나무야 힘내줘"
20일 제주시에 따르면 제17회 전농로 왕벚꽃 축제가 22일부터 24일까지, 제6회 장전리 왕벚꽃 축제가 23일과 24일 열린다.

이미 축제 무대인 제주시 삼도1동과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 거리 일대에는 청사초롱 또는 조명이 내걸리고 행사용 천막이 설치됐다.

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 벚꽃이 피지 않아 행사 관계자들이 애를 태우고 있다.

실제 이날 제주시 삼도1동 왕벚꽃 거리를 찾아가 보니 벚나무 대부분이 이제 갓 꽃망울을 맺거나 맺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왕벚꽃 거리 바로 인근에 있는 '성미 급한' 벚나무 1그루 만이 홀로 꽃을 피웠다.

애월읍 장전리 왕벚꽃 거리는 중산간 지역으로, 전농로보다도 사정이 더 좋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21일께 제주에서 벚꽃이 개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지만 크게 빗나갔다.

민간기상업체 케이웨더는 지난달 말 보도자료를 통해 예년과 비교해 평균 기온이 오르면서 올해 벚꽃 개화 시기가 평년보다 3∼6일 빠르겠다고 예보했다.

'벚꽃 없는 벚꽃축제' 될 판…"벚나무야 힘내줘"
또 제주는 평년보다 3일 빠른 21일 벚꽃이 피겠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기온은 평년과 비슷했던 반면, 일조시간이 평년보다 적어 개화가 늦어졌다.

실제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7일까지 제주지역 일조시간은 84.9시간으로 평년 87.2시간보다 2.7시간 적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일조시간(137.6시간)과 비교하면 52.7시간이나 줄었다.

제주는 지난달 이틀에 한 번꼴로 비가 내리기도 했다.

제주지방기상청 계절관측목 벚나무도 지난해보다는 9일, 평년보다는 8일 늦은 지난 18일에야 개화했다.

기상청은 기온과 일조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4월 초는 돼야 벚나무가 꽃을 피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벚꽃축제는 예정대로 치러질 수 밖에 없다.

제주시 관계자는 "오늘(20일)과 내일은 다소 쌀쌀하지만, 화창한 날씨가 예상되고, 금요일부터는 기온이 오를 것으로 예보된 만큼 현재 맺힌 꽃망울이 터질 수도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며 "축제 행사는 계획대로 진행된다.

현재 한창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는 벚꽃축제 시기에 벚꽃이 만개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얼음이나 난로를 벚나무 아래 깔아 만개 시기를 조절하기도 했지만, 그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벚꽃 없는 벚꽃축제' 될 판…"벚나무야 힘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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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