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경기남부~서울 출퇴근 월 8.2시간, 연 1조3천억원 절감"

수도권에서 직장인의 30%가 참여하는 시차출퇴근제를 시행하면 서울양평고속도로급 13개의 건설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출퇴근 시간대 유연근무제를 활용하면 교통수요가 분산돼 막대한 교통 인프라 건설 없이도 교통 문제 해결이 가능할 수 있다는 정책 제안이다.

경기연구원은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와 교통카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도권의 최적 시차출근제도 적용 방안을 담은 '당신의 출근 시간만 바꿔도 교통문제가 해결됩니다'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0일 밝혔다.

"수도권 30% 시차출근제 도입하면 양평고속도로 13개 건설 효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대학수학능력시험일 아침, 1시간 늦은 10시 출근에 대한 데이터(수도권 주요 간선도로 17개 축, 308개 지점의 서울 방향) 분석 결과, 차량 통행속도가 3.8~6.3% 증가해 도로 혼잡이 개선됐다.

경기도 광역버스(7770번)의 내부 혼잡률도 최대 15%포인트, 서울도시철도(2022년 273개역) 이용자도 5.3~15.8% 각각 감소해 대중교통 내부 혼잡도 완화됐다.

지난해 10~11월 조사(도내 기업 500개 대상) 결과, 실제로 직장인이 유연근무제를 이용하는 이유로는 68.6%가 출퇴근 불편 완화를 꼽았다.

이는 시차출퇴근제 도입에 대한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연구원은 최적 시차출퇴근 방안으로 직장인의 10%가 1시간 일찍 출근하고, 직장인의 20%가 1시간 늦게 출근하는 '시차출퇴근제도 참여율 30% 방안'을 제안했다.

교통 혼잡에 따른 사회적 비용 최소화와 시민들의 수용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한 방안이다.

수도권에서 시차출근제 30%를 시행하면 하루 출퇴근 시간이 평균 9.4분 절감된다는 분석도 내놨다.

"수도권 30% 시차출근제 도입하면 양평고속도로 13개 건설 효과"
특히 경기 남부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하루 22.4분, 한 달에 8.2시간이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차량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도 연간 18만500t이 감소해 148억원의 탄소배출 비용이 절감된다.

시차출근제 30% 도입 효과를 사회적 비용으로 환산하면 하루 27억원, 연간 1조3천382억원의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서울양평고속도로(총사업비 1조7천695억원)의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연간 편익(1천37억원)을 고려하면 해마다 서울양평고속도로급 13개를 건설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도로 건설비용 절감액은 22조8천367억원으로, GTX A·B·C 3개 노선(16조원)을 동시에 건설하고도 남는 규모이다.

하지만 2022년 기준 국내 유연근무제도 이용률은 16%로 시차출퇴근제 참여율 30% 달성은 쉽지 않다.

이에 연구원은 '시차출퇴근제 의무화 도입 추진'을 정책 대안으로 제안했다.

공공기관에 우선 도입한 후 기업 규모에 따라 단계별로 확대하면 참여율 33.5%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발적 참여를 높이기 위해 '얼리버드 출근자 대중교통요금 반값 제도'와 '시차출퇴근제 도입 기업의 법인세 인하' 등도 병행하는 방안도 내놨다.

박경철 경기연구원 모빌리티연구실장은 "소수 직원만 유연근무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눈치 보기로 시차출근제 목표를 달성하기 불가능하다"며 "주 5일 근무제도 도입과 같은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로 '9 to 6' 직장문화 혁파가 선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