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 '몰아주기'에 발칵…세르비아에 무슨 일이
세르비아가 수도 베오그라드의 '알짜배기' 부동산 개발 사업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에게 몰아주려 한다는 의혹이 일며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세르비아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백악관으로 복귀할 경우 그에게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베오그라드의 수익성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를 트럼프의 사위인 쿠슈너에게 맡기려 한다는 의혹이 일며,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에게 불똥이 튀었다.

부치치 대통령은 이 같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문제가 된 사업은 199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폭격을 받은 베오그라드 중심부의 옛 유고슬라비아 국방부 건물 부지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쿠슈너의 투자 회사와 세르비아 정부 간의 잠정 합의에 따르면 쿠슈너의 회사는 99년간 이 부지를 무상으로 임대해 고급 호텔과 아파트 단지, 박물관을 지을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맏사위로 트럼프 집권 시절 백악관 선임보좌관을 지낸 쿠슈너는 최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에 성공해도 백악관에 다시 들어갈 생각이 없으며, 자신의 사모펀드 어피니티 파트너스 운영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최근 밝힌 바 있다.

NYT는 트럼프 정부 시절 주독 미국 대사를 지낸 리처드 그레넬 전 국가정보국장도 이번 사업에 쿠슈너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세르비아 야당 의원들은 이 사업 계획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공유되지 않았다며 트럼프 가족이 소유한 기업이 25년 전 미국이 주도한 연합군에 의해 폭격당한 곳에서 이익을 얻도록 허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야당 의원인 알렉산다르 파비치는 "이번 일은 국가에 대한 존엄성과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이 얼마나 결여됐는지를 보여준다"며 "수치이자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부치치 대통령은 또 다른 행사장에서 사업과 관련한 쿠슈너의 제안에 대해 "부분적으로만 숙지하고 있다"면서 세부 사항은 시니샤 말리 재무장관이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 의원인 알렉산다르 조바노비치는 이날 의회에서 그레넬 전 미국 국가정보국장과 말리 재무장관이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작전참모부(국방부의 과거 명칭)를 미국의 역외 기업에 기부하는 데 찬성하는 사람은 손을 들어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NYT에 따르면, 조바노비치 의원의 발언 후 손을 든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전 베오그라드 시장이자 현재 야당 대표인 드라간 딜라스는 "우리는 이번 프로젝트를 중단시키려 노력할 것"이라며 "어떻게 특정인에게 땅을 완전히 무상으로 줄 수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