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차관 '마약수사 베테랑' 유명세…올해 들어 차관급 이상 13명 낙마
中 공안차관 등 일주일간 4명 실각…"권력·자금 집중영역 겨냥"
중국 당국이 '반(反)부패 사정'에 속도를 내면서 최대 연례 정치행사 양회가 끝나고 일주일 만에 네 명의 '호랑이'(고위 관료)가 낙마했다.

19일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와 국가감찰위원회는 전날 류웨진(劉躍進) 공안부 대(對)테러 전문위원(차관급)을 대상으로 기율 심사와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1959년생인 류웨진은 톈진시 말단 수사관에서 출발해 중앙정부 공안부 고위직에까지 오른 인물로, 마약 수사와 테러 대응에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2011년 10월 '마약왕' 나오칸 일당이 메콩강 태국 수역에서 중국 화물선 선원 13명을 살해한 사건 해결을 주도한 것으로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이 사건은 중국에서 2016년 '메콩강 작전'이라는 이름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류웨진은 2014년 11월 공안부 부장조리(차관보)가 된 뒤 이듬해 5월엔 국가마약금지위원회 부주임 겸 판공실 주임을 맡았고, 그해 말부터는 공안부의 첫 대테러 전문위원까지 겸직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류웨진에게 '엄중한 기율·법규 위반 혐의'가 있다는 점 외에는 구체적인 감찰 배경을 설명하지 않고 있으나, 최근 수개월에 걸쳐 분야별 고위직 간부들이 줄줄이 낙마한 사례처럼 부패나 기밀 유출 혐의 등 의심을 받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류웨진이 낙마하면서 지난 11일 폐막한 양회 이후 지금까지 실각한 중국 전·현직 고위 관료는 4명으로 늘었다.

중국 감찰 부문은 지난 13일 리지핑 전 국가개발은행 부행장을, 15일 리융 중국해양석유그룹 당조 부서기(그룹 총경리)를 각각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17일에는 리셴강 헤이룽장성 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부주임이 낙마했다.

올해 1월부터로 범위를 넓혀보면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된 부부장급(차관급) 고위 간부(中管幹部)는 모두 13명이 됐다고 중국신문망은 전했다.

중국우주과학기술그룹 등 국유기업 8곳은 지난해부터 경영진이 잇따라 실각하면서 이달 들어 집중적인 고위층 인사 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밖에 톈웨이 전 베이징 지수이탄병원장(중국공정원 원사)이 이달 중순 부패 혐의로 조사 대상에 오르는 등 금융, 국유기업, 에너지, 의료 등 영역의 반부패 조사는 계속되고 있다.

좡더수이 베이징대 공공정책연구센터 부주임은 "당국은 권력·자금·자원이 집중된 영역에 '반부패 주먹'을 겨눴다"며 "국가 경제와 민생에 관련된 중점 영역에 대해 반부패 노력을 강화하고, 두려움을 만드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고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전했다.

서방 매체와 전문가들은 리상푸 전 국방부장(국방장관)이나 로켓군 고위 장성 등 군부로까지 확대된 중국의 반부패 캠페인이 시진핑 국가주석 취임 이후 통치 시스템의 근간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