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 심사에 이어 반독점 조사 가능성…법무부가 이달 중 결정
"美, 일본제철 US스틸 인수시 車철강시장 독과점 가능성 검토"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의 미국 철강기업 US스틸 인수가 안보에 미칠 영향뿐만 아니라 철강산업의 독과점을 형성할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고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는 자동차용 철강시장의 독과점 우려 차원에서 이 거래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일본제철이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과 함께 이미 미국 앨라배마주 캘버트에 전기로를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기로는 자동차용 철강시장에서 US스틸과 직접 경쟁하는 관계다.

소식통들은 법무부 변호사들이 최근 몇 주간 산업 관계자들을 접촉해 일본제철-아르셀로미탈 전기로가 일본제철-US스틸과 어떻게 경쟁할지에 대해 질문했다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다만 법무부의 검토는 현재 초기 단계이다.

아직 심층적인 공식 검토를 개시한 게 아니라 최종적으로는 심사하지 않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소식통들은 설명했다.

법무부는 이달 후반부에 심사 개시 여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美, 일본제철 US스틸 인수시 車철강시장 독과점 가능성 검토"
미국 자동차용 철강시장에서 상위 3개 업체는 아르셀로미탈과 US스틸, 다른 미국 철강기업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다.

US스틸은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의 인수 제의를 거절한 적이 있는데 그 이유 중 하나는 반독점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면 일본제철은 주요 자동차용 철강업체의 절반(앨라배마주 전기로)을 소유한 상태에서 다른 주요 철강업체를 하나 더 갖게 된다.

또 전기로를 함께 운영하는 아르셀로미탈의 민감한 사업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상태에서 아르셀로미탈과 경쟁하게 된다.

일본제철로서는 US스틸 인수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입증해야 할 뿐 아니라 독과점 우려까지 해소해야 하는 난감한 상황에 부닥칠 수 있다.

폴리티코는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는 데 최대 걸림돌은 여전히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의 안보 우려 심사라고 평가했다.

미국 정치권은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US스틸 본사가 있는 펜실베이니아주 등 노동조합의 영향력이 강한 '러스트 벨트'(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의 표심을 의식해 일본제철의 인수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4일 성명에서 US스틸이 "국내에서 소유되고 운영되는 미국 철강 회사로 남아있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도 대선에서 승리하면 US스틸의 일본 매각을 "무조건 막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법무부의 심사가 매각에 불확실성을 키울 수는 있지만 독과점 우려는 일본제철이 아르셀로미탈과 공동으로 소유한 전기로 지분을 매각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