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타자 상대로 시속 150㎞ 빠른 공 정면 승부
다저스 감독도 칭찬…김택연 "빅리거 상대로 후회 없이 던졌다"
김택연(18·두산 베어스)은 한국프로야구 정규시즌 데뷔전을 치르기도 전에 빅리그 사령탑의 칭찬을 받았다.

"내 공을 테스트한다는 생각으로 던졌다"는 김택연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타선을 상대로 훌륭하게 테스트를 치렀고, 데이비드 로버츠 다저스 감독 또한 김택연을 '인상적인 투수'로 꼽았다.

김택연은 18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MLB 서울 시리즈 다저스와의 평가전, 2-4로 뒤진 6회말 등판해 두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다.

빅리그 811경기에 출전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1볼-2스트라이크에서 시속 151㎞ 직구를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니, 제임스 아우트먼에게는 3볼에 몰린 뒤 시속 149㎞, 150㎞, 149㎞ 직구를 연속해서 던져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관중석에서 "김택연"을 연호하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

두 타자를 연속 삼진 처리한 김택연은 선배들의 축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왔다.

경기 뒤 로버츠 감독은 "아우트먼이 '김택연의 구위가 엄청났다.

스트라이크존 상단에 꽂는 공이 위력적이었다'고 말했다"고 전하며 "구속은 시속 91마일(약 146㎞) 정도였던 것 같은데, 실제로는 시속 95∼96마일(약 153∼154.5㎞)의 위력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고척돔을 찾은 관중들도 김태연의 당찬 투구에 환호했다.

다저스 감독도 칭찬…김택연 "빅리거 상대로 후회 없이 던졌다"
경기 뒤 떨리는 표정으로 기자회견장에 도착한 김택연은 "성인 대표팀에 처음으로 뽑혔고 첫 등판 기회를 잡았다.

타자를 피하지 않고, 내 공을 던지며 후회 없이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싶었다"며 "후회는 남기지 않았으니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는 스트라이크존 가운데로 꽂은 직구에 빅리거가 헛스윙하는 장면을 떠올리면서는 "쳐보라는 생각이 아니었고 내 공을 테스트하는 느낌이었다"며 "상대가 나에 관한 정보가 없다 보니 내가 유리한 면이 있었다"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수치상으로도 김택연은 '정상급 투구'를 했다.

김택연의 직구 분당 회전수(RPM)는 2천428로, 다저스와 한국 대표 선수를 통틀어 가장 많았다.

김택연은 "그 수치는 몰랐는데 우리 대표팀 선배들과 MLB 투수 중에서도 회전수가 많다고 하니 기분 좋다"고 씩 웃었다.

지난해 김택연은 18세 이하(U-18) 야구월드컵(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닷새 연속 마운드에 오르는 투혼을 펼쳤고 고교 최동원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두산은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김택연을 지명했다.

이승엽 감독은 김택연을 마무리 후보로 꼽고 있다.

김택연은 류중일 한국 대표팀 감독의 마음도 훔쳤다.

류 감독은 "오늘 신인 김택연과 황준서가 많은 관중 앞에서 현역 빅리거를 상대로 자신의 공을 던졌다.

정말 기특하다"며 "두 선수가 얼마나 좋은 투수가 될지 기대된다.

한국 야구에 무척 좋은 소식"이라고 기뻐했다.

/연합뉴스